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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창업마인드가
필요한 이유

직업의 이면

나이들수록 창업 마인드가 필요한 이유      


몇 년전 교육훈련에 참여한 73세 고령자와 상담을 한 후 느낀 소감을 적은 글입니다. 

지금 시점에도 잠시 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여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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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의 고객과 상담을 진행했다. 

개인적 의욕과 열정이 대단히 높은 분이었다. 하긴 그랬으니 72세까지 일을 하셨으리라.

감리 분야 기술사 출신으로, 작년 퇴직 후에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연관 기술인 용접 쪽을 배우고 계신 상황이다.     

그분에게서 상담 내내 충만한 의욕을 읽을 수 있었다. 솔직히 세상 경험이 충분한 분이 왜 미래에 대한 회의가 없었을까. 그러나 그는 “나이가 들었지만 내가 남들보다 두 배 더 열심히 하면 결과가 나지 않겠느냐?”며 반문을 하셨다. 한편으로는 나 역시 희망이 생기는 것 같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연 어떤 회사에서 73세의 고령자에게 ‘쓸 만한’ 일자리를 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직업의 고비는 대개 연령상의 어떤 기점을 중심으로 찾아오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45세, 50세, 60세, 그리고 70세 시점이다.

45세는 통상 생산성이 임금보다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대부분은 사무직 쪽의 얘기지만, 생산이나 기술직도 대개 50세를 넘기기 시작하면, 특별한 개인의 노력이 더해지지 않을 때 경력의 가치는 차츰 하락한다.

60세는 아시다시피 법적 정년 연령이다. 당연히 대부분 직업의 최전선에서 살아남은 노장들도 결국 이 고비에 걸려 발목을 잡힌다.     

60세가 넘어가면 구인공고는 현저히 줄어든다. 그러나 경비나 청소, 요양보호사 혹은 공공영역에서 고령자를 위한 구인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70세가 넘어가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극히 일부의 공공영역 외에는 거의 없다. 심지어 사회공헌 일자리에서도 70세는 연령 규정에 걸리는 경우가 꽤 있다.     


73세 고객의 열정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즐거이 준비를 하시고 일상을 건너시는 모습이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도 됐지만, 과연 매번 다른 회사 소속으로 일을 하려는 의도가 현실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약간 고민스럽다.     


일반적인 범주에서 70대 채용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무엇일까?

흔히 할 수 있는 선택 중의 하나는 정부에서 시니어 고령자를 위해 만든 ‘짧은 시간의 정책적 일자리’에 기대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그런 자리에 만족할 수 없거나 그런 자리조차 부족하다면 결국 ‘내가 나를 고용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내가 나를 고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내가 가진 경험을 기반으로, 혹 내 노동력이 부족하다 해도 타인의 힘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40~60세대가 필히 배워야 하는 것이 창업 마인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희망은 자가발전이다. 누군가에 기대는 희망은 언제든 절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창업을 포함한 내가 나를 고용하는 시스템은 막상 정말 나이가 많이 들어서는 만들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발적 생존 시스템은 적어도 4060 무렵까지는 만들어 놓아야 한다.
60대 이후에 무언가를 스스로 만드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를 가진
소수의 영역에 가깝다.     


일에 대한 열정은 중요하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온전히 타인의 (채용)결정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라면, 누군가의 노력의 결실이 결국은 다른 사람의 결정에 맡겨져 있는 것과 같다. 

그분의 열정에 대한 존경과 한편으로는 자발적 고용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함께 묻어나는 상담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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