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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그만 둬야 하나요?_퇴사가 필요한 경우

퇴사,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언제 그만 둬야 하나요?_퇴사가 필요한 경우     


그동안 글을 통해 퇴사라는 유행 아닌 유행에 자꾸 제동을 거는 이야기들을 주로 해왔다.

오해는 없으시길 바란다. 

"무조건 회사에 매달리기가 최고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동 업계에서도 직업경험이 꽤 많은 컨설턴트로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 모아 놓은 내 명함의 개수를 확인해보니 지금 현재 명함이 내 인생의 25번째 명함이었다. 얼마나 더 바뀔지 알 수 없으나 누구 못지않게 회사와 조직을 많이도 이별했던 사람이 나인 셈이다.     

그런 사람이 왜 자꾸 ‘퇴사에 신중하라’는 말을 거듭하는 것일까? 


사실 나는 개인으로서도 그랬지만, 컨설턴트로서도 

대책 없이 회사를 ‘집어치우고’ 삶이 꼬이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왔다. 

대개 이전의 회사보다 더 나은 ‘어떤 미래’를 꿈꾸지만 결과는 반대인 경우가 훨씬 많음을 본다.

어떻게든 살아가지만, 그리 편안치 않은 과정을 보면서 퇴직이란 것이 그리 낭만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님을 나름 절절하게 배우곤 했다.         


자, 문제는 그래도 떠나야 할 경우들은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 회사를 떠날 결정을 내려야 할까? 


첫 번째, 너무도 당연하지만 ‘아주 절박하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경우’다. 

연령대에 따라 조금쯤은 달라질 수 있으나 어쨌든 이런 것이 있다면, 그것이 회사를 떠나야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면 그만 둘 수 있다. 안정적 기반 위에서 살았던 삶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인간의 적응력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어서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하는 조건도 몇 개월 만에 밋밋한 일상으로 만들곤 한다. 어쩌면 삶의 변화는 세상이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내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주 절박한 꿈’이 생긴 당신은 행운아일 수도 있다.     

단, 주의사항 하나는 짚고 넘어가자. 

우리의 ‘절박한 꿈’이란 게 ‘어설픈 한 순간의 철없는 낭만’으로 뒤바뀌는 경우는 은근히 자주 발생한다. 그 꿈이 한 때의 불장난 같은 기분이 아닌지를 검증하려면 충분히 모색하고 실험해 봐야 한다. 그 과정이 없이는 어떤 꿈도 무대책의 또 다른 이름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청춘들이 이 함정에 몸을 맡기지만, 꽃 한 송이 피우지 못하고 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두 번째, 회사가 내가 떠나주길 바랄 때다. 

아쉽지만 이때는 인정하고 떠날 준비를 하자. 애정이 식어버린 연인에게 매달리는 것은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스토킹에 다름 아니다. 옳고 그름을 다툴 수 있을지는 모르나 현실적으로 당장 개인이 이기기는 힘든 구조다.

사회적으로 훌륭한(?) 보수 때문에 직장을 떠나지 못하고 몇 년을 투명인간 취급당하면서 직장을 다닌 이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돈은 건졌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과 조직에 대한 냉소와 불신은 엄청나게 쌓이고 말았다. 어쩌면 그 시간들은 날마다 돈을 위해 내 마음에 상처를 내는 일이었을 것이다. 

바로 움직이지는 못해도, 너무 늦지 않게는 준비하자. 두드려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한다면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 갈 수도 있다. 한번 무너진 자존감을 되돌려놓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혼자가 어렵다면 컨설팅을 받을 것을 권한다. 혼자 하는 것은 어렵다. 방향에 대해서도 무지한 직장인이 너무 많다. 공공영역 컨설팅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민간영역의 컨설턴트도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을 찾아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오해는 마시길. 나는 기업(기관)의뢰가 아닌 경우의 1대1 상담은 잘 하지 않는다.(언젠가 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세 번째, 회사의 압력은 없지만 더 있다간 내가 망가질 것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흔히 이런 경우를 어떤 이들은 “비전이 없어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분명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내가 왜 여기를 떠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에 대한 대안도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흔히 “비전을 못 찾겠더라”는 이들에게 면접관은 “당신이 찾는 비전이 뭐냐?”고 묻곤 하는데, 은근히 이 질문에 답하는 사람들을 보기 쉽지 않다. 비전이 먼저가 아니라 전 직장이 싫어서 떠났기 때문이다. 

그 외에 ‘사람이 싫어’ 떠나는 경우도 정말 많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이 부분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내 몸이, 내 정신이 망가지고 있고, 긴 시간 버텨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면 떠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기억할 것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내가 떠나려는 것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은 움직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답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이 3가지 경우가 떠나야 할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 다음은 흔히 말하는 ‘전직의 기술적인 영역’이다. 하지만 기술적 영역 이전에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 충분한 납득이 없으면 ‘모래 위 집짓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에겐 회사에 들어갈 때도, 떠날 때도 스스로를 이해시킬 이유가 필요하다. 


직업이 생명체는 아니지만, 나는 종종 직업이 사람들에게 묻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왜 그렇게 쉽게 나를 선택하고, 그렇게 생각 없이 나를 버렸느냐고?”

마치 건강처럼.... 보살펴야 할 것을 보살피지 않을 때 우리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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