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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미래_자영업자 편

직업시장의 변화

코로나 시대 속 우리의 미래_자영업자 편          


최근 뉴스를 보니 음식점과 술집이 작년 대비 9% 폐업률이 늘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매출부진 못 견디고…서울 음식점·술집 폐업 작년보다 9% 늘었다_연합뉴스 2020.3.23.)

그중에서도 강남, 송파, 서초 3구의 폐업이 가장 많다네요. 당연한 것이겠지만 똑같이 장사를 못 할 때 월세가 높은 지역은 더더욱 견디기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겠네요.     


사실 주로 강의와 컨설팅(그리고 일부 글쓰기를 통한)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저같은 교육분야 자영업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월 초 이후 거의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지요. 

한 집안의 가장인 처지로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저 같은 경우는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합니다. 뻔히 나올 말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넌 월세는 안 나가잖아.”

입니다. 

그러나 저같이 월세가 나가지 않는 사람도 고통의 객관적 크기는 차이가 날지 모르지만, 주관적 어려움은 비슷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주관적 어려움은 상당한 고통을 수반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수입 없이 3달을 견딜 수 있는 집들이 몇이나 될까요? 저 역시 벌써 그동안 조금씩 모았던 저축을 깨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깰 저축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인 거겠지요. 대개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이라면 저축 같은 기댈 곳도 아마 마땅치 않을 겁니다. 하긴 저축이라도 없었다면 저 같은 프리랜서들을 어디 기댈 곳도 없긴 합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 지원에서도 프리랜서들은 거의 빠져 있으니까요.     



 2018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자 비중만 25.1% 정도입니다. 아직 2019년의 통계를 보지 못했지만 급작스런 차이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이들의 미래는 어떤 변화에 직면할까요?

2018년 8월의 KBS 뉴스를 보면 이때도 이미 자영업자 570만 중 종업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만 400만 정도라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대개의 1인 자영업자는 상당히 영세한 규모라 봐야 할 겁니다. 취미 삼아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생계에 대해 그리 자신하기 힘든 상황이 많을 겁니다. 


사실 최근의 정부지원 형태를 보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함으로 가득합니다. 충분히 취할 수 있는 대책입니다만,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지원금이 많이 쏟아진다는 데 늘 정작 이용하려고 들면 대상이 되기
힘들거나 순서에 밀려 혜택을 보기 힘든 현실 때문입니다.
혹은 집행이 늦어져서 그나마 타이밍도 놓치는 경우가 많지요.


두 번째는, 이건 보다 근원적인 문제인데요. 과연 이미 어려움에 내몰린 그들이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이 상황에 일부 자금지원을 받는다고 나아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결국은 ‘빚만 더 지고 수렁으로 빠지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생깁니다.

원래도 과도한 자영업자 비율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이 어려움의 시기에 사업을 계속하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대안일지 모르겠습니다.     


정부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들의 재취업을 꽤 오래전부터 화두로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역시 고민을 안겨줍니다.

정부의 의도는 한계 상황의 자영업자들이 창업을 접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바라는 것일 텐데 여기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먼저, 쓸만한 일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아니 단순한 일자리조차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니 생계를 유지할 만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택배나 배달 일자리같이 플랫폼에 종속되어 일하는 노동자들이 요즘 활동이 많아지기는 한 것 같은데, 그나마 그 일은 ‘건강한’ 사람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나이 들어 생계유지를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진입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두 번째는 정작 재취업을 결심해줬으면 하는 자영업자들이 재취업에 대한 부담이나 환경적 제약으로 결국 다시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최근 저 역시 자영업자들의 폐업 후 재취업을 지원하는 일을 잠깐 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창업을 정리하고 새롭게 재취업을 하고자 할 때 이분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자리에, 좀 더 용이하게 접근할지를 돕는 포지션이었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당장의 긴급한 돈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지 재취업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 스스로 포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럼 현재의 자영업자들은 어떤 수순을 밟게 될까요?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만, 이쪽 영역에 있는 사람으로서 현장경험을 활용해 한번 추측을 해봅니다.

먼저, 한계자영업자들은 지원을 어떻게 받는다 하더라도 결국 이번 시기를
견뎌내기 어려울 겁니다. 

자영업의 영역 역시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냥 정리만 되면 다행이겠지만 돈 관리를 잘못한 경우 상당수가 신용문제를 떠안고 경제적 영역에서 배제될 위험성도 높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가족의 해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게 봤습니다.

자영업자 총대출금액(가계대출 포함)이 704조 8000억원(2019년 2분기 기준)에 그 중 60%가 다중채무자인 상황이라면 상당규모의 자영업자 파산은 거의 피하기 어려운 수순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어떤 식으로든 이들의 일자리 문제가 불거질 텐데, 

결국 재취업 자영업자들의 행보는 크게 두 방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바로 단순노무 등의 진입이 쉬운 분야와 인위적인 정부 제공 일자리들입니다.      


단순노무 쪽은 기존의 단순노무로도 많이 가려 하겠지만 일자리에 한계가 있어 당장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플랫폼 관련 단순 업무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업에서도 이미 플랫폼 종속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만, 이번 코로나를 계기를 이런 상황은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인위적인 정부 제공 일자리들은 공공근로나 기간제, 계절형 일자리, 시니어 인턴, 혹은 사회공헌형 일자리 등의 온갖 이름을 달고 정부와 지자체를 통해, 혹은 민간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나오는 것들인데 이 역시 대폭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에 눈과 귀를 맞추고 있어야 합니다. 정보의 격차가 진입을 쉽게도 어렵게도 하니까요.     


현재까지 나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이번 코로나 사태는 단기간 수습은 어려워 보입니다. 굉장히 힘든 터널을 지나야 한다는 의미지요. 폐업 상황에 직면해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혹은 타격이 덜 할지 빠르게 결정해야 합니다.     


이 와중에도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당장은 목이 마르니 갈증을 채워줄 아무 일자리나 선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자신이 승부를 낼 수 있는, 좀 더 일을 하기에 유리한 방향을 고민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당장 한 방울 물만 쫓아가다 보면 시간이 지나도 회복은 어렵습니다. 디딤돌이 될 곳은 당장의 상황에 맞추어 고르되, 장기적으로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고 대비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늘 힘든 상황에서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자신의 모습만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인간에겐 당장의 물 만큼이나 희망이란 햇빛도 필요하니까요.   


그럼, 다음에는 코로나 시대의 직장인과 관련한 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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