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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작희작 Aug 08. 2023

처음

그리고 익숙함.

처음 밟는 이곳은
낯설지만 낯설지 않아.

수많은 시선들과 발자취들이
마주하고 겹친 이곳은 분명
낯설지만 익숙한 공간.

 

‘처음’과 ‘익숙’의 그 미묘한 사이.

처음 가본 골목, 처음 만나는 사람들, 처음 먹어보는 음식, 처음 들어보는 노래, 처음 보는 영화, 처음 맡아보는 향기. 처음 느껴보는 감촉.. 아마도 처음이 주는 신선함이 좋아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멀리 여행을 떠나는가 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분명 처음인데 처음 같지 않은 ‘낯선 익숙함’을 동시에 느끼는 포인트가 있다. 낯선 새로움에 움츠러든 순간에서 어느덧 익숙해지는 편안함의 순간이 찾아온다. 사실 100% 낯선 감정은 ‘두려움’에 가깝다. 이 긴장의 상태에서 기분 좋은 설렘으로 전환되는 포인트는 바로 ‘새로움과 동화’하는 그 지점.


새로운 사람과 나누는 새롭지 않은 ‘익숙한 이야기’, 새로운 음식을 곱씹으면서 느껴지는 ‘익숙한 맛’, 새로운 노래에서 들리는 ‘익숙한 멜로디’에서 신선함과 익숙함이 믹스된 ‘조화로운 평온’을 느낀다.

우리는 새로움 자체보다 ‘새로움이 익숙함에 건네는 손길’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것일지도.


처음과 익숙함 사이의 ‘설레는 밀당’을 좋아해.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은 ‘미완성 사이’ 속에서

두근거리거든.


나조차도 미완성의 존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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