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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f Jun 19. 2021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를 보고

어떤 여자가 약병을 아주 조심스레 꺼낸다. 아이들 역시 마치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숨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본다.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


 영화가 시작되고, 가장 큰 소리가 났다. 아이가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 비행기 소리였다. 그리고 아이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영화는 소음을 내면 기괴한 생명체에게 공격당하는 세상을 표현한다. 때문에 지켜보는 사람도 숨죽이고 보게 된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들었던 한 가지 의문이, "왜 소음이 나면 공격이 당하는 세상을 표현했을까?"였다.


보통, 우리는 공포감을 느낄 때, 크게 두 가지 표현을 한다. 첫째, 크게 비명을 지르거나 둘째, 너무 놀라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것. 감독은 너무 놀라거나 두려워 아무 소리도 못 내는 두 번째 상황 자체를 영화의 전제조건이자 배경으로 설정함으로써 두려움은 극대화된다.


그렇다면, 감독은 이러한 두 번째 상황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이러한 상황을 설정한 것일까?


한편으로는, 또 다른 심오한 뜻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나 많은 소리와 소음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 물론, 이 때, 자연이 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소리는 배제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소음은 현대사회의 많은 가십들, 욕설, 비방 등을 말한다.  그리고 이들 중에는 실제로 소리를 내지 않는 소음도 포함된다.


이렇게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소음들이 결국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괴한 생명체들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것들이 다시 사람들을 공격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괴물들에 의해 자신이 처참하게 당한다는 메시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답은 모른다. 사실, 감독이 이러한 배경 설정의 이유에 대해 인터뷰 같은 데서 언급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한 확실한 답을 알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 영화를 보고 든 의문에 대한 답을 곰곰이 생각해보는데 재미를 느꼈다.


우리는 그렇게 지금도 우리 손으로 괴물을 빚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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