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서관, ‘정성’으로 시민의 삶에 스며들기를..

지극한 정성이 나와 세상을 변화시킨다.

1988년 문을 열어 서른여덟 해의 시간을 품어온 우리 도서관. 이곳에 관장으로 부임하며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오래된 건물의 고즈넉함보다 더 따스한 사람들의 미소였다. "참 좋은 곳으로 가시네요"라는 주변의 축하인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원들과 이용자들의 밝은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직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결국 공간을 완성하고 빛나게 하는 것은 그 안에 머무는 사람들의 기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며 나는 가슴속에 ‘중용 제23장’의 구절을 품어본다. 영화 <역린>을 통해 대중에게도 익숙해진 이 글귀는, 우리가 왜 작은 일에 온 마음을 쏟아야 하는지를 준엄하면서도 아름답게 일깨워준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남을 감동시키며,
결국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한다.


도서관에서의 업무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민원 응대, 서가에 꽂히는 책 한 권의 정리, 동료에게 건네는 짧은 인사 한마디가 사소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작은 조각들에 '지극한 정성'이 깃들 때 비로소 변화는 시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정성이란 단순히 매뉴얼적인 친절을 넘어, 상대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는 '배려'를 의미한다.


우리가 책장에 정성을 다할 때 이용자는 지식의 평안을 얻고, 우리가 학생들의 꿈에 정성을 다할 때 그들은 비로소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용기를 얻는다. 이 정성들이 쌓여 우리 몸에 배어 나오고 밖으로 드러날 때, 우리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을 넘어 시민들의 삶에 울림을 주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우리 도서관의 목표는 '행복한 내일을 여는 도서관'이다. 하지만 내일의 행복은 오늘 우리가 쏟은 정성의 결과물이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학생들의 꿈을 돕는 구체적인 손길, 시민들의 휴식을 살피는 세심한 시선, 그리고 동료의 고단함을 나누는 따뜻한 마음이 모여야 한다. 그럴 때 우리 도서관은 '행복한 내일'을 막연히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곧바로 '행복한 오늘'이 시작되는 따뜻한 공간이 될 것이다.


38년이라는 역사 위에서 선배들과 동료들이 일궈온 정성의 토양을 기억한다. 이제 그 위에 나부터 앞장서서 정성의 씨앗을 뿌리려 한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작은 어려움도 지극한 마음으로 살피는 것, 그것이 관장으로서 내가 실천해야 할 첫 번째 정성이다.


나를 변화시키고, 우리를 변화시키며, 끝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은 결국 '지극한 정성'에서 나온다. 도서관이라는 한 배를 탄 우리 모두가 이 마음을 공유하며 함께 걸어갈 때, 우리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가장 밝은 등불이 될 것이다. 오늘 하루, 내 손끝을 거쳐 가는 모든 일에 마음의 온도를 더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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