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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별재회 커리큘럼 Jun 10. 2023

우리 아이가 자해를 하는데 어떡하면 좋죠?

이 글을 보시기 전에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1. 청소년들이 '자해' '자살' '성관계' '자위' '야동'이라는 단어를 표현할 때 어떻게 표현하시는지 알고 계시나요?

2. '자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은 자해가 나쁜 것이라는 걸 모르고 하는 걸까요?


한번 3분간 생각을 해봅시다.



가끔 청소년들이 '자해' '자살' '성관계' '자위' '야동'을 표현할 때 'ㅈㅎ' 'ㅈㅅ' 'ㅅㅅ' 'ㅈㅇ' 'ㅇㄷ'이렇게 초성 또는 우회적으로 표현을 합니다. 마치 영화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를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자'로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우회적으로 표현을 했다는 것은 내가 '자해' '자살' '성관계' '자위'를 하거나 '야동'을 보면 타인에게 안 좋은 소리, 부정적인 소리를 들을 거 같다. 또는 자기의 기준으로써 말하기 부끄럽다 또는 내가 이것들을 하면 뭔가 큰 죄인이 된 거 같다는 느낌을 받기에 이렇게 우회적으로 표현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2번의 답도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니다.


그러면 우리 아이는 왜 자해를 하는 것일까요?


다음은 가상의 청소년 '애빵이'의 하루 생활 일정표입니다.


● 09:00 ~ 21:00 학교 (상황에 따라 숙제, 복습, 시험공부))

● 21:00 ~ 23:00 학원

● 23:00 ~ 24:00 집 도착

● 24:30 ~ 01:00 침대

● 01:00 ~ 02:00 휴대폰 보다 잠듦

● 02:00 ~ 09:00 숙면 (상황에 따라 숙제, 복습, 시험공부)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매일 반복.


이 일정표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 "그냥 정상적인 일정표 같은데 또 뭐가 있나..?" "그냥 평범한 일정표인데..?"라는 생각을 하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죠.


일정표를 보면 스트레스 푸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사람은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합니다.  스트레스 쌓이는 건 많고 푸는 건 없다. (정확히 말하면 푸는 시간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이 미쳐버리기 시작합니다. "벗어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이러한 감정들이 생겨서 머리를 벽에 쿵쿵 박고 싶고 '자해'라는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거기다 청소년기는 사춘기가 있기에 더 예민한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스트레스를 2~5배를 더 심하게 받니다.


난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데 나의 환경이 그럴 수가 없으니 스트레스가 너무 쌓여. 엄마 아빠가 맨날 "공부해야지 공부해야지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이런 거 때문에 공부를 잠깐 쉴 수도 없어.. 그럼 난 이제 어떡해? 스트레스받아서 죽을 거 같은데.. 살려줘.. 미칠 거 같아.


그래서 나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행동이기에 '자해'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해를 한 청소년들의 의견을 물으면 자해를 하고 나면 어떤 느낌을 드냐고 물어보면 이런 말들을 합니다. "스트레스가 풀려요" "그래야 살 수 있어서요" "그래야 숨 쉴 수 있어서요"


스트레스가 많은데 이것을 제대로 못 풀고 있는 청소년들을 다른 상황에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난 바다에 빠졌다. 내 몸이 점점 가라앉기 시작한다. 입과 코에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점점 숨을 쉬기가 어렵다. 그냥 이대로 죽는 게 나을지도.. 아니야.. 이대로 죽기 싫어.. 살려줘.. 누군가 나 좀 살려줘.. 죽기 싫어. 그러자 하늘에서 하나의 튜브(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것 = 자해)가 떨어졌다. 난 살았다. 이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다. 난 살았어. 살았어.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내가 만약 우리 아이가 '자해'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면 모르는 척 다가가서 아이의 내면에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서 왜 모르는 척을 해야 하나면 아이의 입장으로써 보면 "부모님에게 큰 걱정을 시키는 거 같다" "뭔가 큰일로 만들고 싶지 않다" "알리고 싶지 않다"라는 심리가 강할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너 자해하지?" "병원부터 가보자" "너 왜 이래?" 이런 반응을 하게 되면 자신이 '자해'를 한다는 사실을 더 숨기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놀라서도 안되고 민감, 부정적으로 반응해서도 안됩니다.


다음은 어떤 식으로 다가가면 좋을지 예시를 준비했습니다.


# 현재 '나'는 아이의 '자해' 사실에 대해서 알고 있으나 아이는 이 사실을 모르는 상태.


조심스레 아이가 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봐서 아이의 방으로 들어간다. 또는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 (강압적인 태도 : 엄마, 아빠랑 이야기 좀 해 X /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 : 혹시 잠깐 이야기할 수 있니? O)


*부모님 한분만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부모님 두 분 다 들어가거나 같이 이야기하면 아이가 경계,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음.


나 : (부드러운 톤) 애빵아 혹시 학교에서 힘들 일은 없어? (유도질문)

애빵이 : 네. 없어요. (사춘기라면 더 경계할 가능성이 있다.)

나 : 그렇구나 (자해사실을 알고 있어도 계속 모르는 척해야 한다.)

애빵이 : 네.

나 : 아~ 왜냐하면 엄마 또는 아빠가 이 나이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혹시나 우리 애빵이가 엄마 또는 아빠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을까 해서 물어본 거야. (자해사실을 알고 있어도 계속 모르는 척해야 한다.)

애빵이 : 그런 거 없어요.

나 : 그러면 다행이다. 엄마 또는 아빠는 그때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자해'라는 걸 한 적이 있었거든. 머리도 벽에 쿵쿵 박고 숨을 쉴 수가 없었어. 우리 애빵이는 괜찮다고 하니 다행이다. (자해를 한 적이 없어도 우리 아이의 경계 낮추기 위해 "나도 너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의 뉘앙스)


이 말을 하고 아이의 행동을 티 안 나게 관찰해야 한다.


1. 아이가 '자해'에 대한 사실을 말할 경우

2. 아이가 끝까지 '자해'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경우



#1의 상황이 일어날 경우 - 덤덤하게 반응해야 한다. (놀람 x , 부정적 반응 x, 민감하게 반응 x)


나 : 그러면 다행이다. 엄마 또는 아빠는 그때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자해라는 걸 한 적이 있었거든. 머리도 벽에 쿵쿵 박고 숨을 쉴 수가 없었어. 우리 애빵이는 괜찮다고 하니 다행이다. ( 자해를 한 적이 없어도 우리 아이의 경계 낮추기 위해 "나도 너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의 뉘앙스)

애빵이: 사실.. (자해에 대해 이야기함) / (눈물을 흘리며) 죄송해요..

나 : 아니야 엄마 또는 아빠가 미안해.. 우리 애빵이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 엄마 또는 아빠가 너무 관심 없었지? 얼마나 힘들고 아팠겠어.. 엄마 또는 아빠가 미안해. 그런 것도 모르고 너무 우리 애빵이를 너무 힘들게 한거 같아. 엄마 아빠가 너무 욕심이 컸어. 미안해 우리 아가 (공감, 위로를 해주는 뉘앙스로 접근. 여기서 같이 울어도 된다.)


*아이가 통곡을 할 수 있는데 아이의 내면에 잘 들어갔다는 좋은 신호이다.


#2의 상황이 일어날 경우 - 아이가 직접적으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엄마 또는 아빠한테 솔직하게 말해봐 X 놀람  X  부정적 반응 X 민감하게 반응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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