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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별재회 커리큘럼 Feb 28. 2023

이별의 시작

우리는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로 한순간에 남이 되었어요.

뭔가 매정하지 않나요? 그렇게 서로 사랑했던 사람인데 모르는 척 살아가야 한다는 게.


우린 이별을 했고 그 사람은 떠나갔어요.

받아들여야 돼요. 자존심을 구겨가며 울면서 붙잡아보기도 하고,

장문의 글을 써서 붙잡아 보기도 하고,

함께했던 추억들을 기록해 놓은 책을 건너가면 붙잡아보기도 해요.

하지만 제가 다가가면 갈수록

그 사람은 점점 멀어져만 가죠.


이별은 많이 아파요. 진짜 많이 아파요.

하지만 견뎌내야 해요.

사는 게 사는 거 같지가 않겠죠.

차라리 이게 꿈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요.

아님 아예 몰랐던 사람이라면

이렇게 슬퍼할 일도 없었겠죠.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사람과 같이했던 추억들이 떠올라서 힘들 거예요.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전화를 하고

같이 웃고 했던 여러 일들이.

지우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


사람의 기억이 칩처럼 넣다 뺐다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지우고 싶은 기억만 빼서 버릴 수 있었을 텐데..


난 매일 하늘에 빌어 내가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다시는 널 볼 수 없다는 것만 생각해도 숨쉬기가 버겁고 감당이 안 돼.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야. 이젠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매일매일 우리가 행복했던 날들을 생각하며 울고,

너의 웃는 모습을 다시는 못 봐서 눈물이 나고 미쳐버릴 거 같아.

다시 한번 너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다시 한번 너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귀신이 되면 그 사람의 옆에 있을 수 있으니깐.

이렇게 고통받으면서 사는 거보다 고통 없이 그냥 다 끝내고 싶었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고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차라리 몰랐다면 어땠을까.

 처음부터 모르는 사이였다면 이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텐데.

많이 아프고 힘들다. 지우고 싶지 않지만 지워야만 한다는 점.

그렇게 서로 사랑했는데 남이 되어야 한다는 점. 모든 게 잔인하다.

마음 살점 하나하나 뜯기는 기분이다. 그렇게 상처만 주고 가면 난 어떡하라고.


왜 그렇게 나한테 매정해야만 했는지.

미안하다고 그러면서 나한테 돌아와 줬으면 했다.

넌 왜 그래야 했니. 날 왜 버려야 했니. 너한테 난 뭐였니. 그냥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불과했니. 이렇게 아프게 한 너인데 싫어할 수가 없어서 내 마음이 짜증 난다.

감정이 없었다면 왜 그렇게 잘해준 건데. 왜  너에게 모든 것을 주게 만들었니.

내가 사람을 잘못 만난 건가 싶지만 내 마음이 부정한다.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 살아가는 게 힘들다.

마음에 대못이 박힌 체 살아가는 기분이다.

살면 살수록 대못이 마음을 찔러 점점 괴로워지듯이

그렇게 떠나면 난 이제 어떡하라고…

난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난 이제 어떻게 살아가라고

넌 왜 아무렇지도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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