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별은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닐 수 있다.
이별을 말하기 전 어떤 신호가 있었는데 그 신호를 못 알아차린 걸 수도 있다.
현실적인 설명을 위해 가상의 AB 연인을 예시로 들어보겠다.
상황 #1 A가 B에게 연락 문제로 서운함을 표현하는 상황.
A: 요즘 많이 바빠?
B: 조금? 왜?
A: (약간의 정적 또는 잠시 생각하며) 요즘 연락이 잘 안 되는 거 같아가지고..
B: 아.. A야 너도 잘 알잖아. 아직 회사 입사한 지 얼마 안 돼가지고 여러 일들 빨리 배우고 적응해야 한다는 거. 그러다 보니 정신도 없고 쉴 틈도 없어서 폰을 못 본 거 같아.
A: 아 그래? 알겠어..
B: 이해해 줘서 고마워.
이 상황을 보면 어떠한가 상황이 잘 끝난 거 같은가?
그럼 이번엔 A 속마음과 내적 생각을 보면서 대화를 살펴보자. *<> : 속마음
A: 요즘 많이 바빠? <요즘 많이 바빠?>
B: 조금? 왜?
A: (약간의 정적 또는 생각하는 행동을 취하며) 요즘 연락이 잘 안 되는 거 같아가지고..
<이렇게 연락이 너무 안 될 줄 몰랐어. 연락이 잘 안돼서 뭔가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
B: A야 너도 잘 알잖아. 아직 회사 입사한 지 얼마 안 돼가지고 여러 일들 빨리 배우고 적응해야 한다는 거 그러다 보니 정신도 없고 쉴 틈도 없어서 폰을 못 본 거 같아.
A: <난 이 문제를 아무 다툼 없이 좋은 쪽으로 해결하고 싶어.. 근데 내가 너무 나만 생각한 게 아닐까? 신입이면 당연히 일 배우려면 그러면 바쁜 게 맞잖아. 그렇지.. 그런데.. 한번 다시 이야기해 볼까..? 아냐 그러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속 좁은 사람으로 보일지도 몰라. 그렇게 보이기는 싫어. 그냥 말을 아끼자..>아 그래? 알겠어..
B:이해해 줘서 고마워.
A는 이렇게 내적 갈등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1차 실망과 서운한 감정이 쌓였을 것이다.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 보자.
상황 #2 AB의 4주년 기념일 날.
A: 우리 오늘 4주년인데 뭐 할 거야?
B: 아.. 벌써 그렇게 됐나?.. 요즘 회사일 때문에 바빠서 정신이 없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A는 이 대화에서 4주년이라는 기념일 날을 잊고 있었던 것. 그리고 우리의 사랑이 회사일에 밀려 버린 것에 대한 2차 실망감과 서운함이 쌓인다. 그리고 저번에 잊고 있었던 1차 실망과 서운함이 더해져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뭐야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회사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의 관계가 소홀해지고 있잖아. 이게 맞는 걸까..? 그냥 이 감정들을 말할까? 그냥 말하는 편이 낫겠다. 근데 저번에도 그렇고 몇 번 말했는데 변하는 게 없었잖아.. 지금도 똑같을 거 같은데.. 어쩌면 미래에도 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이렇게 똑같은 상황이 될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해야 되지? 왜 나만 이런 노력을 하고 있어야만 해..? 하.. 생각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프다.. 그냥 포기하는 게 내 마음건강에도 좋을 거 같다..>
그렇게 이 뭉친 감정이 어느 날 폭발하게 되어 B의 입장으로는 갑자기로 보이는 것이다.
모든 연인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연인마다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고 어떻게 사랑을 했는지가 다 다르기 때문에 예시를 위해 가정을 한 것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연인이 이렇구나’ 하면서 단정 짓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