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짓는 마음

by 가현달

작은 쌀포대를 고 가볍게 걷습니다

봄날에 씨 뿌지고 무더운 여름을 견디어

황금빛 들녘으로 물들던 쌀들을

어깨에 한가득 고 신나게 걷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직접 기른 것들뿐이라

나눌 것도 내가 가꾼 것들이 전부인

가난한 글쟁이는 한세월 키워 것들을

작은 대에 부끄럽게 담아

이웃집 방문을 준비합니다


나를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이심전심

한해 준비한 내가 내년 농사도 지을 수 있게

나누는 나를 나의 이름으로 기억해 주길

부족한 나는 그거 하나면 됩니다


따스한 살이 어느새 다 지기 전에

쌀포대에 한가득 담긴 직접 기른 쌀로

오늘도 나는 시를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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