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을 더 먹어갈수록 꽃이 좋아지는 것은
아마 때 되면 피어나는 그들처럼
나도 다시 피어나기를 바라는
아직은 어린 마음 때문이리라
저기 피고 지어서 푸르른 새순을 티우는
벚꽃나무처럼
10월의 젊음도 잊히지 않고
다시 피기를 아련하게 바라본다
가을에는 졌지만 봄에는 다시 피어나리라
어른이 되고 보니 나무가 좋아지는 것은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그곳에 서서 나를 기다려줄 것을
나는 알기 때문이리라
험난한 세상사 한세월 지나갔다 해도
그곳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았고
많은 이를 품었던 나무처럼
나도 잊지 않고 기다릴 수 있을까
불현듯 빛나게 웃는 젊음을 통해서
개연성 없는 나는 기억해 버렸다
미친 사람처럼 이유 없이 울고 웃었다
잊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
아무런 이유 없이 붙잡고 있는 사람
이봄이 오면은 여지없이 피고 지는 꽃처럼
그대도 무한히 살아 숨 쉴 것임을
말없는 나무처럼 바라고 바라보았다
염치가 없던 시절을 지나
이름조차 잃어버린 그 겨울은 지고
이제는 원 없이 봄을 그려본다
나는 아직 그날에 머물며 온기를 맞이하고
다시 또 맞이한다 저무는 꽃처럼 노을처럼
그날의 너의 영혼을 아팠던 나의 육신을
모두 안고 다시 피어나기를 나는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