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디붉은 꽃이 겨울의 끝자락과 함께 지고
새하얀 꽃이 피었다 합니다
산바람 맞아가며 설레던 마음 이끌고
동네 목욕탕을 찾아서 한숨 푹 담그고 나니
발그레 얼굴에 뽀얀 꽃이 물들었습니다
자 이제 우리 함 봅시다
몸도 마음도 모두 가볍게 비워내 서로 이고지고
우리 꽃놀이 갑시다
다 지나간 시간이야
다 저문 세월이고
그냥 가게 내버려 두어
옷깃 한번 훌훌 털어버리고
우리 같이 만나웁시다
너도나도 함께 만개한 꽃나무 아래서
함께 손잡고 만나 기억합시다
지금 일어나서 옷먼지쯤이야 툭툭 털어버리고
작은 신발쯤은 꺾어 신어버리고
어색한 주머니에는 맨손을 넣어놓아 버리고
여기 여기로 와서 함께 미소를 나누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