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다니던 교회의 담벼락은 어른키를 홀가분히 뛰어 넘기며 세상과 나를 단절시키곤 했다
그날의 잔상들 조각들은 이유도 계기도 몰랐다
비워진 것 같은 마음 때문일지 아니면 오래된 노래 때문이었는지
이것저것 떠오르는 연속되고 이어진 추억들
거기에 이르자 어두워 무덤 같던 지하 소품실도
오래된 나뭇결의 3층 예배당도
눈 내릴 때쯤 세워졌던 장식된 트리나무도
그때에 형들과 누나들과 친구와 동생들은
달란트를 받기 위해 읽었던 성경구절들과 그 무엇
어느새 잊고 살다가 왜 지금 기억해야만 했던 것일까
더 이상 찾지 않는 곳이 되어버린 유기된 추억들은
사람과 크리스마스이브 그리고 아슬아슬 담벼락 위를 거닐던 어린 내가
지금도 하루를 위태롭게 걷고 있는 중일지도
떨어진다는 개념조차 고려되지 못했었고 앞선 친구만 보며 즐거웠던 용인된 무지 속에서 행복했었지만
지금은 떨어지지 않으려 알게 모르게 애쓰는 중일지도
그래서 그 교회의 담벼락이 떠오른 것일까
한번 떠오른 기억은 시간과 장소를 힘겹게 넘어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 사람들이었다
한 시절이 묻은 흔적들은 담벼락에 그려 보내고 다시 으슬으슬 찬바람 위를 나는 걷기 시작해야겠지
언제나 끝이 처음으로 이어진 유한한 그 담장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