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와 살고 싶다
생각날 때마다 쓰는 시
퇴근길에 지나치던 무인애견샵에서
당당히 문 열고 나오는 아이는
두 손 가득 봉투를 들었고
아비와 기다리던 작고 하얀 강아지는
나이를 속인 채 짧은 꼬리를 흔든다
저 멀리 신호등이 깜빡여도
나는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요즘 길거리를 노니는 고양이가
처음 보는 나를 보고 반기는 것을 보니
돌을 던지는 이도 발로 차던 이도
이제는 많이 사라진 거 같아 마음이 놓인다
고양이의 보은도
강아지의 반가운 꼬리도
어느새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