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한 계단이면 족하고 그 이상은 놓아주련다
생각날 때마다 쓰는 시
왼손으로 글을 쓰며 한 번에 한 계단 씩 오른다
운동이 별거냐며 우리 집 계단 오르기로
고개 돌릴 찰나도 없는 시간에 아껴 살란다
시작 전에 결과를 생각하면 시작도 못하겠더라만
생각을 지우고 영혼 잃은 바람처럼 한 발만 올리면
눈앞의 첫 계단만 오르면 생각을 놓아버리면
자연스럽게 다음 계단도 오르고 있더라
우리네 삶이 길게 보아 계획해야 잘 산다지만
너무나 몸도 마음도 아픈 그런 날이 나 모르게 오면
그저 바로 눈앞에 한 계단만 오르는 걸로 충분하지
한 번에 한 계단이면 족하고 그 이상은 놓아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