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토요일 아침은 선선한 바람으로 눈을 뜬다
열린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은
얇디얇은 커튼의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고
멀리서 들려오는 지하철 소리는
바람이 나에게 데려온 오늘의 일상이다
새하얀 벽지는 봄 햇살에 이리저리 그림자를 드리우고
새로 산 매트리스는 적당히 단단해서 몸을 가볍게 한다
오래된 스피커는 생각보다 소리가 좋아서
오늘의 노래를 부르며 구석구석 찾아다니고
눈 비비며 내린 따뜻하고 고소한 커피 향은
창문으로 찾아온 바람처럼 은은하게 퍼진다
우리는 알고 있다
모르는 걸 나누는 건 가르치는 것이고
아는 걸 나누는 건 공감이라고
다만 너무 바빠서 잠시 잊고 있다는 걸
매번 기억하기 힘든 소중한 순간들을 나누는 게
우리가 공유하는 공감이라는 걸
그리고 그렇게 나누는 것으로 위로받는다는 걸
나는 잠시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