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세상에서

모든 이별은 처음이라서

by 가이아

누군가 떠난 자리는
마치 처음부터 비어 있었던 것처럼
조용히 꽃과 향으로 채워지고

남겨진 이의 마음엔
영영 닫히지 않는 문 하나가
소리 없이 열렸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라고.
하지만 모든 이별은
늘 처음처럼 낯설고,
기억 저편, 생인손처럼 아픕니다.

살아 있을 때
한 번만 더 웃어줄 걸,
조금 더 곁에 머물걸.
늦은 후회들이 입술 끝을 찌르고,
눈물은 조용히 옷깃을 적십니다.

그 사람 없이도
해는 뜨고, 꽃은 피고,
거리엔 사람들의 하루가 흐르는데
내 하루는, 종종 그 앞에서 멈춰 섭니다.

문득 불어온 바람에
그 사람의 웃음소리가 섞여 있고
낯선 뒷모습에 자꾸만
그 사람을 겹쳐 봅니다.

잊는다는 건
정말 없는 일입니다.
세상엔 아프지 않은 이별이 없듯,
모든 이별은 통증으로 남아
끝내 가슴 한켠을 채웁니다.

다만, 덜 아픈 날이 생기고
그리움에 익숙해질 뿐입니다.

떠난 사람은 아프지 않겠지만
남겨진 우리는
당신이 없는 세상을
조금씩 배우며 살아갑니다.

당신을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
말하지 못한 수많은 마음들을
조용히 품은 채,

우리는 오늘도
그 빈자리를 지나
당신의 몫까지
조금씩, 살아내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던 풍경은 사라지고
당신이 없는 하루를
다시 걷는 연습을 하며,
겨우 하루를 견딥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바람보다 가벼운 숨으로
그저 평안히 머무시길…

그리운 이들과 마주 앉아,
그곳의 햇살 아래
그저,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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