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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는 멋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by 개일




진짜 바보같은 게, 학생 때는 너어무나 되고 싶었던 회사원이 되고 나니... 이제 다시 학생이 되고 싶다!!!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싶고, 논문을 써야만 졸업할 수 있는 그런 학교에 다시 다니고 싶다. 진짜 진짜로.


요즘은 동갑내기 친구들이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꼭 그 친구들 Google Scholar를 검색해보고 citation 몇인지 확인해보곤 한다. 부럽다, 멋있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가끔 주변 회사 선배들 프로필 들어가서 논문 많은 걸 보면 그냥 그 순간 호감도가 바로 올라가고, 존경심이 피어난다.


같이 보드게임하다 알게 된 같은 회사(였던) 선배도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울대 학사였고, 이미 모든 AI 전문가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로 훌쩍 이직해버렸다. 뒤늦게 보니 논문도 화려하고, 서울대 졸업은 그냥 아주 작은 시작에 불과하더라. 한국 입시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아는데 그걸 뚫은 사람이 내 주변에 있다다구?! 순진한 얼굴 뒤에 숨겨진 무서운 학력에 한 번 놀라고, 그걸 티내지 않는 겸손함에 두 번 놀랐다.


아... 바보같아. 석사가 아무리 짧아도 공부 좀 더 제대로 하고, 선배들 도움도 좀 받고, 교수님한테도 좀 도와달라 하고 매달려볼걸. 그때는 무슨 있지도 않은 자존심에 다 아는 척하고, 결국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아는 것 하나도 없었으면서.


나 지금도 이런데, 나중에 더 시간이 지나고나면 ‘그때 공부 좀 더 해둘걸’ 하고 후회하고 있을려나. 늦더라도 지금 시작해야 되는 걸까? 사람들이 늘 말하잖아. 지금이 언제나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만... 내 동갑내기 박사 친구들은 이제 곧 졸업한다구. 정말 부럽다. 살면서 닥터 킴, 닥터 초이 같은 타이틀을 계속 듣겠지. 멋있고, 또 멋있다.


이건 그냥 어느 새벽에 링크드인에 떠 있던 학회 논문 제출 데드라인이 10일 남았다는 걸 보고, 관련 논문 몇 개 뒤적이다가 쓴 푸념이다.


논문 내는 사람들 멋있다. 박사분들은 더 멋있다.


세상에는 멋있는 사람이 정말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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