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마주한 후,
내 삶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변화는
‘기록하는 습관’이었다.
나는 예전부터 기록하는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밀려올 때마다
나는 펜을 든다.
일상 속에서 작게나마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를 쓰고 난 후의 마음은
놀라울 정도로 밝아졌다.
한 편의 시를 완성하면,
내가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내게 더없이 소중한 감정의 토닥임이다.
불안이 마음을 흔들 때마다,
붓을 들어 색을 칠하고 선을 그으면
어느새 평온이 나를 다시 찾아왔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불안을 피하려던 예전의 나는
어느새 문제를 마주하고
부딪히며 해결하려는 사람이 되었다.
그의 영향이 컸다.
남편과 함께 보낸 10년 동안
나는 많이 바뀌었다.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우리는 서로를 꼭 안으며
"오늘도 수고했어. 잘 자."라는 말을 나눈다.
불안이 밀려오거나
마음이 조마조마할 때면,
그는 나를 더 꽉 안으며 말한다.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잘될 거야. 걱정 마."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말이지만
그 한마디가
매번 나를 깊이 안심시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행복한 감정을 잃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따뜻한 말과 행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불안이란,
어쩌면 사라지지 않고
평생 내 곁에 머물지도 모르지만,
나는 더 이상 그 감정을 회피하지 않는다.
불안을 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것이 나를 더 따뜻한 사람으로,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것도 알았다.
오늘도 나는,
불안을 안고 기록하고 그림을 그리고
그의 품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것이 내가 불안이라는 감정을 품고
살아가는 나의 태도이고,
내가 찾은 삶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