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감정만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우리가
사랑을 계속 지켜낼 수 있었던 비결은,
어쩌면 놀랍도록 현실적인 데 있었는지 모른다.
관계의 가장 기초가 되는 ‘신뢰’를 유지하는 것은
결국 일상 속 아주 작은 행동에서 출발한다.
그 작은 행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체력’이다.
체력은 단지 몸의 문제가 아니다.
마음의 여유,
상대의 표정을 섬세하게 읽어낼 수 있는 능력,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에너지가 모두
튼튼한 몸에서 비롯된다.
내가 건강해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폭이 넓어진다.
몸이 지치고 힘들면 사소한 일에도 민감해지고,
작은 상처 하나가 쉽게 커지곤 한다.
그래서 나는 늘 체력을 관리한다.
아침이면 짧게라도 실내 자전거를 타고,
냉장고에는 항상 양배추와 양파 같은 야채를
끊이지 않게 준비해둔다.
이렇게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쌓여
지구력이 만들어지고,
그 지구력은 우리의 사랑이 지치지 않게 하는
든든한 뒷받침이 된다.
우리는 둘 다 프리랜서이다.
그래서 고정된 수입이 없다는 불안정함을 안고 산다.
하지만 이 불안정함을 우리는
철저한 신뢰와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극복해왔다.
매일의 작은 돈도 서로에게 묻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쓰는 습관을 가졌다.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도
서로를 탓하거나 싸우지 않고,
의논하고 조율하며 함께 극복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는 알게 되었다.
사랑은 현실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서로의 힘으로 해결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체력이라는 현실적 조건이 갖춰질 때,
안정적인 금전생활을 위한 서로의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작은 습관과 행동, 말투에서 시작되었고,
그 모든 습관의 시작은 결국
각자의 건강한 몸에서 나왔다.
이제 나는 확신한다.
건강한 몸이 건강한 사랑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작은 습관들이 쌓여
튼튼한 신뢰를 만들어 간다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는
양배추와 양파를 냉장고에 채워 넣으며,
실내 자전거 페달을 천천히 밟으며,
이 평범한 사랑의 기초 체력을 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