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카드값이 나가는 날의 사랑

by 김가인 오로시

나는 원래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다.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더욱 그렇다.



프리랜서로 산다는 건,

매달 들어오는 돈이 일정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이제는 그런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지만,

익숙해지기 전에는 매달 카드값이 나가는 날이면

발을 동동 굴렀다.


통장에 돈이 있음에도,

한 달 소비한 금액이 한 번에 빠져나가는 그 순간이

내게는 여전히 불안하고 불편했다.



카드값이 빠져나가는 날짜가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예민해진다.


남편에게 평소보다 말을 톡톡 쏘아붙이고,

조금만 사소한 일에도 날카롭게 반응하게 된다.


남편은 늘 그런 나를 묵묵히 받아줬다.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결국 폭발할 때가 있었다.

서로 모진 말로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크게 싸운 적도 있었다.




싸움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지만,

그 시간은 서로가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솔직하게 드러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조용히 대화로 풀어냈다면 더 좋았겠지만,

우리는 늘 감정적으로 먼저 부딪히고 나서야

솔직한 대화를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리랜서 생활이 익숙해지고 안정되면서

그런 불안감은 많이 줄었다.


이제는 카드값이 빠져나가는 날이 와도

서로 예민해지기보다는

함께 마주 앉아 의논을 한다.



남편은 내 불안을 잘 알기에,

경제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 안정적일지

늘 나와 함께 고민해준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에

남편은 다양한 방식으로

내게 새로운 수입원을 제안하고,

내가 시도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준다.


간단한 강의 제안을 하고,

그 강의를 준비할 때는

그가 직접 학생이 되어 내 앞에 앉는다.


경제적 어려움이 직접적인 갈등을 일으킨 적은 없지만,

돈이 부족하면

서로에게 모진 말을 더 쉽게 하고,

혼자만의 고민을 더 깊이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확신한다.

사랑을 오랫동안 지속시키려면,

반드시 경제적인 안정이 필요하다고.


이제 나는 카드값이 나가는 날에도,

그 불안한 순간을

남편과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경제적 안정이라는 현실적인 조건 앞에서

우리는 더 단단한 팀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서로를 의지하며,

작지만 든든한 사랑을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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