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줄, 1750번 서랍
여섯 번째 줄, 1750번 서랍을 열다.
해가 다 뜨지도 않은 새벽
부지런히 부모님이 짐을 챙겼고,
나와 내 동생은 세수도 못하고 어영부영 옷을 입고 따라나섰다.
우리 아버지의 취미는 낚시
새벽부터 가족을 챙겨 낚시에 가던 날이었다.
낚시채비를 마치고 언젠간 잡힐 물고기를 기다리며,
저수지인지 강가인지 모를 물가에 다 같이 돗자리 위에 모여 앉아
엄마가 싸 온 도시락을 먹은 기억이 있다.
고기가 도망갈까 조용조용 말하던 순간들과, 아무도 없어 고요한 주변
아버지가 어떤 물고기를 낚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주 작은 지금의 내 엄지손톱만 한 작은 물고기를 두어 마리 잡아주셨다.
동생과 작은 웅덩이를 파고 그 안에 물고기를 넣어두고
늘 그랬듯 데리고 가 키우자며 졸랐다.
지금은 그렇게 지낼 수 없는 가족이기에
나는 때때로 부러운 다른 가족들을 보며
이 기억을 꺼내본다.
행복해보이는 가족들을 보며 그럴 수 없어 질투한 내가
나를 여기저기 찌를 때마다 꺼내져 굳은 살 역할을 하던 기억이다.
때로는 이 기억이 나를 더 심란하게 했지만,
이 기억이 나를 한번씩 살아가게 한다.
고요했던 그날이,
참 어울리는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