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유튜브를 시작했다.

"또"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by 하원
유튜브를 시작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1살 때, 22살 때, 심지어 23살 때에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여러 편의 영상을 업로드했었다.

그런데 지금 유튜브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이전에 채널 운영을 몇 번이나 그만두었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


나는 끈기가 없는 편이었다.
관심사는 광범위했고, 그 덕에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은 많았다.
과정 속에서 배우는 게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했다.
완벽주의가 심해서 뭔갈 하려고 하면 머릿속에서 오조오억 번쯤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나서야 움직였다.
그렇게 시작하고 나서도, 예상과는 다르게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금세 지쳐버렸다.


그럼 실패한 원인, 금세 지치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외부에서 찾았다.


'카메라가 없어서 화질이 너무 안 좋아서 할 수가 없어.'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작업을 할 수가 없어.'

'편집 프로그램이 너무 어려워서 제대로 배우기 전까지 할 수가 없어'

'우리 집이 너무 오래되고, 지저분하고 보여주기에 창피해.'

'학기 중이라서 과제를 하기에도 벅차서 할 수가 없어.'

등등등


못할 이유가 너무 많았다.


동시에 너무 하고 싶어서 화가 나거나, 절망했다.


화가 난 이유는 말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 사람으로 스스로를 전락시켜버려서였다.

뱉은 말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시작은 거창하고, 포부도 큰데 그것이 금세 흐지부지되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내뱉는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그래서 시작을 하지 않았다.


유튜브를 그만두면서 시작한 것이 브런치다.

무엇인가 해야만 했고, 외부 요인 때문에 하지 못한다는 핑곗거리가 없을 만한 플랫폼이 브런치였다.



지금에 와서야 깨달은 몇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완벽이 시작을 방해하는 가장 큰 악당이라는 것이다.

무엇인가 시작하려는 사람이 지녀야 할 자세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전공자도 실수하고,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시작과 동시에 노벨상을 받을 만큼 세상이 다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스스로도 100%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길 바란다면, 아마 당신은 지금처럼 계속 시작을 못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결과가 두려웠다. 타인의 평가와 시선이 두려웠고, 내가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시작했다.




두 번째로 깨달은 점 덕분이다. 시작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계속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수밖에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움직이지 않으면, 움직이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뒤처지게 된다. 뒤따라가지도 않는다. 자존심이 상해서 차마 그것만은 못하겠거든.


그래서 질투의 화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보다 별로 잘난 것도 없어 보이는데', 하는 질투심에 사로 잡혀서 열등감 덩어리.


그래서 나는 그냥 시작을 하기로 했다.



세 번째, 과정 중에 결과를 내리지 말자.

이것이 최근에 깨달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다. 나는 어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수정과 검토를 한다. 그래서 그 과정 중에서도 피드백을 받거나, 스스로 결과값을 매기곤 했다.


사실 아직 출발선에 서있을 뿐인데, 한 발 내디뎌 볼까-? 하고 생각만 한 수준인데 벌써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며 포기하고, 타인이 어떤 평가를 내리기도 전에 먼저 끝을 내버렸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이런 것들을 알았고, 마음가짐을 달리 할 수 있으니까,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래도 이전에 그만두었던 덕분에,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와 채널의 방향성은 확고해졌다.

내가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가 좀 더 명확해진 것이다.


아직 완벽주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불완전한 존재로서 성장해가는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사랑하기로 했다.

외부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불평하고, 좌절하고 있어도 바뀌는 것은 없다.


나를 구할 구원자는 나뿐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꿈꾸는 세계로 발이라도 들여놓고 싶다면, 그 근처에서 얼쩡거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엉망진창이라도 일단 시작을 하고, 고쳐나가기로.

어차피 시작과 동시에 순위 매겨지는 레이스가 아닌, 과정일 뿐이니까.

결국 어떻게든 언젠가는 잘 될 수밖에 없는 게 내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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