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 보았다.

새벽을 삽니다.

by 하원

방학을 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그동안 시간이 너무 빨리 후루룩하고 지나가버렸다.

아침 8시에 일어나도 해가 짧아서인지
아니면 내가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것인지
밥 세끼 먹으면 자야 할 시간이 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상했다. 분명 나는 계속 무엇인가를, 계속 꾸준히 하루 종일 하고 있는데 내가 무엇을 한 것인지 허무하고 허탈했다. '오늘도 그저 밥 세 끼 먹은 하루구나. '싶은 기분에 휩싸였다.


시간을 좀 더 길게 쓰고 싶었다. 특히 아침을 먹고 뒤돌아서면 12시. 점심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 되는 게 싫었다. 아침과 오전 시간에 아무것도 못한 채 오후에 더 많은 일들을 몰아서 하려니까 부담도 크고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한 언니가 단톡 방에서 제안을 했다.

새벽을 사자고.

그렇게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서 인스타그램에 인증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어느덧 일주일째 새벽을 사고 있다. 8시~10시 사이에 일어나서 밥을 다 먹으면 11시 반, 12시였던 생활을 청산하고 새벽형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당신은 아마, 3가지 궁금증에 의해서 이 글을 보러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첫째는, '어떻게' 5시에 일어날 수 있지?

둘째는, '왜' 5시에 일어나게 되었지?

셋째는, 5시에 일어나면 '뭐'가 좋지?


이 중에서 둘째에 해당되는 궁금증에 대해서는 앞서 서두에서 이야기했으니 첫째와 둘째에 해당되는 '어떻게'와 '무엇'이 좋은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1. '어떻게' 5시에 일어날 수 있게 되었는가?


처음엔 7시~8시 사이에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래서 1시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7시 반,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눈이 떠졌다.

다음날은 조금 힘들게 일어났고,

그다음 날은 좀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7시에 거뜬히 일어났다.

다음은 6시 반을 목표로 했다. 그렇게 조금씩 앞당겨서 지금은 5시에 일어나고 있다.


무엇인가를 목표로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고 싶은데 너무 머나먼 남의 나라 얘기 같이 느껴질 때에는 나한테 맞는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스몰스텝 전략이라고 들어봤는가? 이전에 읽은 책에서 아주 감명 깊었던 전략인데 (현재 내 삶에 정말 많은 변화를 안겨다 주었다.) 숨 쉬듯 아주 쉬운 것, 아주 아주 작은 것부터 시도하면서 천천히 이어 붙여 나가는 것이 원하는 습관을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사람. 정말 멀게 느껴지고 남의 나라에 사는 사람 이야기 같은데,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동경한다. 한 번 해볼까 싶다가도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

그럼 이건 어떤가? '오늘부터 딱 10분씩 일찍 자고 10분씩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보자. '

할 만하겠다. 싶지 않은가?


2. 5시에 일어나면 '무엇'이 좋은가?


첫째로,

일단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다르다.
'아, 오늘도 새벽을 샀구나, 열심히 살아보자'라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
그 마음은 특히 커튼을 걷었을 때 증폭된다.
건너편 건물에 켜져 있는 불빛을 보며, 5시라는 이른 시간에 일어났는데도 그보다 더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고, 그동안 내 세상만 굉장히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세상은 이른 시간부터 시작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많은 사람들은 나보다 더 빨리 일어나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즉시 하게 된다. 그래서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저절로 생겨난다.


둘째로,


아침 공복 운동을 거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스트레스가 아닌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서부터 아침 공복 운동을 하는 루틴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아침 루틴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운동을 하고 밥을 먹으면 밥시간이 너무 늦어지게 된다는 것도, 밥을 먹고 나면 오전이 통째로 날아간다는 것도 너무나 큰 스트레스였다. 다음 점심시간도 불규칙적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도, 그로 인해 하루의 스케줄, 루틴이 모두 꼬여 버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늦게 일어났으니 밥이 더 우선이라면서 공복 운동을 거르는 날이 생겼는데 또 이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면서는 아침 시간이 여유롭여졌다. 그래서 아침에 날이 밝아오는 것을 느끼면서 핑곗거리가 없어져서 공복 요가를 꾸준히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 어스넉한 새벽녘의 공기와 분위기를 느끼면서 운동을 시작해서 날이 밝으며 운동을 끝내는 기분이란...! 성취감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그 기분은 살면서 꼭 한 번쯤은 느껴봤으면 한다.


셋째로,

하루라는 시간을 더 길게 쓸 수 있다.

일찍 일어난 만큼 좀 더 계획적, 체계적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져서 아침과 자기 전에 오늘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해냈는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래서 하루를 더 길고 알차게 보낼 수 있게 된다.


KakaoTalk_Photo_2021-01-17-17-46-22.jpeg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보며 먹은 오버나이트 오트밀

요즘은 재즈음악을 틀어놓고 창 밖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는 낙에 빠져 있다.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보면서 먹는 아침만큼 행복한 게 없다.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보지 않고 먹기 때문에 식사량 조절도 보다 쉽고, 식사 만족도도 훨씬 높아졌다.


이쯤이면 내가 '왜', '어떻게' 5시에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이 되었는지, 그래서 좋은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된 것 같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내가 쓴 스몰스텝 전략을 시도해 보는 걸 추천한다.


'새벽을 산다'는 것은

새벽을 '살고 있다.(live)'와 '구입한다.(buy)'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다.
새벽에 일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새벽을 살고 있으면서, 새벽을 사는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이점들을 아무런 대가 없이 누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꾸준히 새벽을 살 것 같다. 남들보다 조금 더 밤을 일찍 마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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