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는 타고나는 것인가?

기획자 세포를 인터뷰해보았다.

by 하원

나는 작가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후부터 줄곧 스스로를 그렇게 포지셔닝해왔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나를 정의했다.

나는 날 기획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글을 쓰며 먹고살고 싶지만 글'만' 쓰며 먹고살고 싶은 지 곰곰이 고민해 볼 때마다 내 결론은


글쎄....?
였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건 때론 고되고 때론 회피하고 싶고 대개는 후련하다.

글을 씀으로써, 마음속에 양가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이 풀어지기도 하고,

때때로는 글이 잘 안 써져서 힘든 마음이 저 심연에서부터 수면 위로 차올라오기도 한다.


또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하고 원한다고 확신했는데 올해 생각이 좀 많이 바뀌었다.


워크숍 수업을 들으면서 내 과제물에 대해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필요로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혼자 사이드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느꼈다.


그러면서 글쓰기 자체보다 기획력이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획하기에 적당한 글쓰기 능력을 갖추었단 생각이 들었다.

작가로 살기엔 필력이 소위 '딸린다.'라고 생각해왔기에 좀 더 맞는 옷을 입게 되었단 생각도 하고, 필력이 나의 강점이 될 만한 포지셔닝으로 옮겨갈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나는 내가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존재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 어느 곳 하나 특출 나게 빼어난 곳이 없다. 무턱대고 '나 그거 잘해!'라고 이야기하기엔 어딘가 애매한 재능.


없는 것도 있는 것도 아닌, 평균이라기엔 그 이상인데 그렇다고 그 분야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기엔 아쉬운 애매모호한 정도의 재능.

나는 그런 재능을 여럿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손꼽히는 재능이 글쓰기다.


브런치를 쓰면서, 또 대학교에 와서 여러 수업을 들으면서 어느 순간 스스로 인정하고 깨닫게 됐다.


작가가 되겠다고 모두의 조언을 뿌리치고 고집대로 온 대학에서 작가가 되기엔 아쉬운 실력을 깨닫다니, 퍽 난감했다.


그래서 나는 새롭게 내게 더 잘 맞는 적성과 직업을 탐색해야 했다.


미디어제작과에서 영상 편집을 하면서 촬영과 편집 분야보다 기획하고 기획서를 작성하고 분석하는 걸 더 잘하고 좋아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그래서 나의 포지셔닝을 다시 바로 잡았다.


나는 기획자다.


앞으로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글을 많이 써볼 생각이다.

오랜만에 긴 호흡의 글을 쓰려니 쉽지 않다.


'글 체력'이라는 게 있다는데,


심신이 지쳐있어서인지 아니면 너무 오랜 기간 글을 쓰지 않아서인지 체력이 후 달린다.

'딸린다'라고 표현하기에는 체감되는 모자란 정도가 너무 크다.

꾸준히 체력을 길러가야겠다.


'애매한 재능'이 '빼앗고 싶은, 탐이 나는 재능'으로 자리 잡게 하려면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인 긍정은 때론 스스로를 정체기에 몰아넣기도 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되, 최대한 긍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뭐든 한쪽으로 쏠리는 건 스스로와 타협하고 합리화하는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적당히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서 주며 인생의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사람들에게 나누고자 하는 가치도 바로 그것이다.


평온한 마음과 균형 잡힌 삶. 발전과 가능성이 있는 삶.

그래서 2월쯤 프로젝트 계획(PROJECT PLAN)을 구상 중에 있다.

내가 계획을 어떻게 세우고 그 많은 일들을 쳐내면서 해결해나갈 수 있었는지 비법도 공유하고, 나도 더 공부해서 템플릿을 만들어 프로그램과 함께 판매해 볼 계획을 갖고 있다.


뭐든 한다고 뱉어 놓고 수습하는 건 넘버 원(NO.1)이니까(스스로와의 약속 지키는 것이 중요한 편) 일단 공개적으로 말하고 보련다.


기획자는 영화로 치면 연출자에 가깝다고 한다. 기획부터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제작 단계를 거쳐 제품이 시장에 나가면, 고객들의 메아리가 돌아와서 그걸 처리하고 다시 기획하는 것이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이다.


그 과정을 일단 무작정 부딪혀 보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결국 어떤 유의미한 결괏값을 낼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 무모하고, 터무니없을 지라도 또 실패할 지라도 경험은 자산이 된다.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


내 안엔 수많은 세포들이 있다.
나는 그중에 기획자 세포이다.


글로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는 재능을 팝니다. 사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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