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속 질투, 열등감에서 벗어나는 법

"내 질투에선 썩은 내가 나."

by 하원
나는 오늘도 사진을 찍는다. 하루에도 사진이 백 장은 쌓인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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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저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자 찍기 시작했는데 다음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나도 저렇게 예쁘게 차려서 먹고 싶다.', '나도 하얀 테이블이 갖고 싶다.', '나도 빈티지 식기와 커트러리를 갖고 싶다.', '나도 저런 몸매를 갖고 싶다.', '나도 저걸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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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얻은 순기능도 분명 존재한다. 열심히 사는 사람한테 동기부여를 받기도 하고 여러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주변에 같은 관심사가 없는 경우에 함께 무언가에 도전하고 다독이면서 같이 나아가는 같이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얻고 싶은 정보를 쉽게 얻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구경하는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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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의 대상이자 덕질의 대상이었던 인스타 그래머에게 어느 날 갑자기 극심한 질투가 생겨난다. 그리고 어느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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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팔로우랑 좋아요가 저렇게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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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생각에 접어들면서, 그 사람과 나와의 삶에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는 것에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감과 패배감, 우울감,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무언가를 사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공동구매에서 물품을 구입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하나씩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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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삶과 비슷해지기 위해서 물건으로 그 마음을 채우기 시작한다.

그러다 갑자기 현타가 찾아온다.


내 질투에선 썩은 내가 나.



드라마 <청춘시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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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열등감이구나. 이러는 거. 질투구나. 내가 가질 수 없으니까 화가 나고 미워지는 거구나.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고, 선망의 대상도 한 번쯤 되어보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저 사람은 뭔데 그게 되고 나는 왜 안되나. 그런 열등감. 되고 싶어도 될 수가 없으니까 미워지는 거구나. 그 사람이 쌓아 올린 시간들과 노력, 아픔을 마주하긴 싫고 성공한 결과물만 보고 탐을 내고 있구나. 그래서 냄새가 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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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질투가 날 때면 꼭 떠오른다. "내 질투에선 썩은 냄새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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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불행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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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속 사진만 보고 그 사람을 질투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자. 닮으려 애쓰지 말고 나를 더 들여다보려고 하자. 다들 남을 들여다보느라 나를 들여다보는 법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다. 그래서 매일 방패막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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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나를 들여다 보고 반성하고 다시 타인의 창을 바라본다. 훨씬 미운 마음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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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방패막, 나를 구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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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한테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봐야겠다. 내 취향과 나만의 무드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서 내가 탐나서 뺏고 싶은 것들을 넘어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개척해가는 나의 구원자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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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먹었던 엔드밀의 바질 크림 고구마 파니니랑 단호박 콘수프, 청양애플브리바게뜨가 어떤 맛인지, 왜 맛있게 느꼈고 어떤 점이 매력있었는지 신나서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딱 그 만큼 나를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세세하게 나열할 수 있을 만큼, 지금 내가 나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게 기록하는 데 시간과 정성을 들여온 만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들인 노력을 높이 사는 사람이 되자. 시간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자.

성수동의 샌드위치 맛집 &meal, 왕복 3시간 거리였지만, 보람있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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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맛있는 음식 앞에서 한 입 덜 먹는 마음만큼이나 쉽지 않다. 그래도 하자.
노력은 배신해도 쌓아온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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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내 맘 같지 않더라도, 계속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다 보면, 그 시간이 쌓여서 내 마음과 같은 날이 온다. 절대긍정의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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