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계승자
제임스 P. 호건(James P. Hogan)의 SF 소설. 1977년작이나 한국에선 2009 년에 정식 번역. 번역자는 이동진(위키백과)
재밌다. SF소설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 달에서 발견된 의문의 시체에서 펼쳐지는 2,500만 년에 걸친 우주와 인류, 문명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은 77년에 발표되었다. 77년은 스타워즈 시리즈가 처음으로 발표된 때이기도 하다. 스타워즈는 신화의 서사 구조에 우주와 외계 행성의 이미지를 덧씌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때늦은 미국의 건국신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같은 시기에 나온 별의 계승자는 이와 달리 철저하게 SF 소설의 서사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철저한 내적 정합성을 추구하면서도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하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SF가 투사된다.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소설의 상상력은 이미 현실이 된 것이 많다. 이 또한 고전 SF를 읽는 재미이기도 하다. 대기의 방해를 피해 달에 망원경을 만드는 작업(허블 망원경은 90년대에 발사된다)이나 스크린을 가진 휴대용 정보 단말 장치 등은 이미 우리에겐 익숙한 것들이다. 이런 물건들을 장황하게 설명해야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지만 이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물건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던 시절을 추억 혹은 상상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깔끔하고 단순한 이야기 구조지만 서사는 단순하지 않다. 마지막의 반전은 극적이다. Man from Earth를 보고 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
SF 좋아하시면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