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타치는 사진가 Oct 09. 2019

어서 와 형무소는 처음이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서대문형무소(정식 명칭은 서울구치소였지만 다들 이리 불렀다)는 중학교 다닐 때 매일 버스로 지나치던 곳이다. 언덕 위, 높은 담벼락에 가려 있는 형무소는 호기심조차 버거울 정도로 어두웠던 기억이 남아 있다. 이따금씩 형무소 정문 앞에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특별사면에 대한 뉴스가 나오곤 했다. 이 곳이 역사기념관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은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선뜻 찾아가고 싶지 않았다. 중학생 시절의 기억 때문이겠지. 


즐겨 찾아보는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이 곳은 외국인 친구들이 종종 찾는 명소이다.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달리 '형무소'라는 이름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탓이기도 하겠고, 일제 강점기와 군부 독재 기간 동안 가장 첨예하게 모순이 충돌했던 곳이었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40년 가까이 되면서 기억이 흐릿해진 모양이다. 아니면 방송에서 보이는 지금의 모습이 궁금해진 걸까? 서대문형무소가 궁금해졌다. 어쩌면 30여 년 전 버스로 지나치던 동네가 궁금해진 것일지도. 형무소라는 건물의 특성 탓에 일반적인 건축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조밀하게 반복되는 창문의 패턴, 일반적인 창틀보다 훨씬 작은 철창살이 만들어 내는 불편한 리듬은 그 자체로 관람객을 긴장시킨다. 


역사적인 의미와는 별도로 재미있는 이미지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곳,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조만간 평일에 다시 찾아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실 창으로 들어오던 따스한 햇살의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