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
나에게 평온이란, 매력 없는 지루함이었다.
역동적으로 무언가 해내지 않는 무미건조한 공백,
혹은 성장이 멈춘 지루한 정체기 정도로 치부했었다.
멈춰 있으면 도태될 것만 같은 불안한 시대에
'평온'은 어쩐지 나태한 이들의 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명상을 접하며 마주한 평온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정적인 휴식이 아나라,
사방에서 나를 흔드는 소음과 불안 속에서
나의 중심을 기어코 지켜내는 가장 역동적인 에너지였다.
마치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고 있기에 겉보기엔 멈춘 듯 보이는
팽이의 중심과 닮아 있었다.
가장 격렬하게 나를 지탱하고 있기에 고요해 보이는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위기 앞에 휘청거린다.
마음이 지칠 때일수록 흔들리는 원인을 외부의 세찬 파도에서 찾곤 하지만,
사실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더 자극적인 재미나 눈에 보이는 성과에서 얄팍한 위안을 찾으려 하는
우리 자신의 조급함 말이다.
명상을 통해 만난 평온은, 나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는 마음이며,
어떤 흔들림 속에서도 '나는 괜찮다' 말할 수 있는 깊은 확신이었다.
소음 속에서도 다시 나의 중심궤도로 돌아올 수 있는 회복탄력성,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나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그 압도적인 신뢰가 바로 평온의 신뢰였다.
그 힘을 체감한 뒤로
나는 타인에게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에 진심을 담는다.
지치고 소진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부의 고요가 아니라 내면의 강력한 자기 신뢰일 테니까.
오늘도 수많은 흔들림 속에서 나의 중심을 꽉 붙들고 있을 나 자신에게
평온이라는 강력한 하이파이브를 건네본다.
그 어떤 흔들림도 우리의 중심을 무너뜨리지 못하도록.
<이 편이 남기는 정리>
평온은 아무 일도 없는 '공백'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가장 뜨겁게 회전하는 능동적인 자기 신뢰의 정점이다.
<이 편이 남기는 질문>
오늘 당신을 뒤흔든 소음들 사이에서,
"나는 나를 저버리지 않는다"라는 평온의 하이파이브를 스스로에게 건네보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