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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몬 Oct 17. 2024

혼자라는 시간의 기쁨

아직 함께하는 고치고 싶은 습관들

지독하게 혼자 잘 있고 싶었다.

외로움이 아니라 고독을 가지고 노는 사람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과 관심을 구걸하는 나 자신이 너무 싫었으니까.

불쌍하고 안타까웠으니까.

그리고 그럴수록 더 외로우니까.


그래서 혼자 잘 있어야 해!라고 나를 몰아세우고 혼자라는 것에 집착했다. 나는 뭘 해야 즐거울까? 무엇에 집중할 수 있을까? 난 뭘 좋아하지? 하면서 머릿속만 복잡하게 이상향의 혼자를 만들고 허덕였다. 혼자 잘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웠다. 그래서 책도 혼자와 관련된 책만 읽었다.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철저한 혼자는 없다.

그리고 내 성격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지금은 알았다.

하지만 아직도 인정하기 싫은 건. 내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음 좋아하는 게 호의가 있는 거지 좋아 미쳐서 푹 빠져있게 아니라는 건 점점 내 시간이 늘어나면서 알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휩쓸리는 건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그저 사람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 사람들 앞에만 가면 긴장하고 머릿속에 뭘 말하지? 어떡하지? 뭔 소리지?라고 온통 내 생각에 빠져서 그 상황에 집중하지 못한 것이라는 걸, 사람을 만나고 내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난 나한테, 내 생각에 빠져서 항상 주변에 집중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고. 알아차리는 중이다 이렇게 글 쓰고 정리하고 오늘을 살아가면서,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그러니까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안달 나 있었지만 지독하게도 혼자를 못 견뎌했다.


그래서 항상 사람이 나오는 드라마, 영화, 애니, 소설 등을 봤다. 이것들은 전부 사람이 주인공이고 간접적 연결감과 몰입도를 주기 때문에 이걸 이용해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했다. 그러지 않을 때는 연락으로 어떻게든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기 위해 발버둥 쳤다. 전부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족들을 괴롭혔다. 기웃거리고 계속 말을 걸고 장난치고.


당연히 만족이 될 리가. 없지.


내 속은 늘 텅 비어있었으니까. 혼자서는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나쁘다고 생각하는 습관들을 고치고 싶었으니까.

드라마, 영화, 애니, 소설 그만하기. 내 삶의 쾌락이면서 즐거움. 내 전부.


그걸 내가 한순간에 그만둬 버리니까 할 게 없고 심삼한게 당연한 거 아닌가… 참 극단적 이기도 하지.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같이하기로, 고치고 싶은 습관과 새롭게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습관들을 같이하기로.

그러니까 혼자 해야 할게 너무 많아졌다. 하루가 꽉 차있다.


거기에 한 가지 규칙, 무언가를 할 때는 온전히 그것에만 집중하는 것.

그러다 보니 산책을 1시간 하고 돌아오면 마음이, 심장 쪽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매일 그런 건 아니지만 항상 만족감이 있다. 항상 가는 공원이 있는데 거기에 느티나무 하나가 가지치기를 당했는데 그게 신기하게도 갈 때마다 내가 알아볼 정도로 자라 있다. 처음 가지치기 당한 걸 발견했을 때 놀랐다. 공원을 3바퀴 정도 돈 것 같은데 그걸 이제야 발견했다는 사실에. 그걸 계기로 더욱 산책로를 자세히 보게 되었다. 그래서 맨날 가도 새롭다. 책, 책도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읽는 사간이 15분에서 20분으로 늘었고 나와 14년을 함께 살아온 반려묘에게도 더 신경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렇게 건강한 습관들의 만족감과 처음 느껴보는 충만함을 알게 되자 고치고 싶은 습관들을 하는 사간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것 들을 할 때도 그것에만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요즘 혼자 있는 사간이 너어어어어어무 좋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시간도 너무 소중하고 또 나를 채워준다. 지금 나는 웃고 있다. 박장대소 말고 입가에 미소가 계속 있다. 집중해서 살짝 덥지만 적당한 온도 창으로 들어오는 노을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옮기다 보니 벌써 2시간이 지나간다. 기분이 나른한 것이 또 마음이 가득 차는 기분이다.


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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