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자몬 Oct 11. 2024

새로운 친구

성인 ADHD

최근에 나에게 성인 ADHD가 있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검사 결과로는 어릴 적부터 있던 걸로 나왔고, 우울과 불안 수치가 높아도 ADHD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고 나는 불안과 우울이 높았다.


결과와 증상들을 듣자 어릴 적 나의 행동들과 왜 그랬는지가 이해가 됐다.


처음엔 좀 혼란스러웠다. 조울증에 ADHD까지 참나! 거기에 사회 불안에 공포 기타 등등...


근데 다행히도 나는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렇군 나는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군 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센터에서 알려준 몇 가지 규칙과 해야 할 것들 루틴을 만드는 일.


운동, 명상, 식사 등등등

다행히도 3주 정도 잘 지키고 있다.


근력운동을 해주라고 하셔서 띄엄띄엄하던 근력운동도 시간도 늘리고 어제도 하고 오늘도 했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무기력한 생활에 활력이 조금씩 도는 느낌이 들고 얼마 전에 산책을 하고 돌아왔는데 처음 느껴보는 심장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 들면서 충만을 맛봤다.


쾌락과는 달랐다.


뭔가에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고 각성되어 있는 느낌이 아니라 아직 뭔가 확실하게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평온하고 안정적이면서 가슴이 가득 차는 느낌 또 느끼고 싶어서 시간만 된다면 매일 산책을 하고 있다.


점점 좋아지는 내가 보여서 나는 수십 년을 안 좋은 습관에 절여져 살아왔다.


눈에 띄게 급하게 빨리 좋아 지지는 못하지만 지금 한 달 가까이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면서 불면증도 사라지고 전에 나에게 즐거움을 줬던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재밌지가 않다.


그리고 누군가 알려줬다. 죄책감을 가지지 말고 즐거우면 그 순간만큼은 그것에 몰입하라고 그리고 다른 즐거운 것이 생겼을 때 그만두면 된다고.


아마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될 것이다.


조금씩 다시 책을 읽고 있고 산책은 충만을 줬고 요가는 안정을 주고 근력 운동은 자신감을 준다는 걸 맛보기 시작해서 아마 당분간은 나쁜 습관과 병행하겠지만 아주 느리게 나쁜 습관들이 줄고 있다.


굴곡을 지면서 나아지겠지만 지금은 넘어져도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잠시 머물다 일어난다.


도움을 받기도 하고 스스로 일어날 때도 있다.


과거에 비하면 아아아아아아아주 많이 발전했다.


기특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