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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림 Jun 29. 2022

you before me

왜 그려야 하나요(3)

그림 그리기는 다분히 개인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진정성을 담아 그린다면 그 과정 속에서 나를 알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그림 그리는 사람들에 대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고 이기적이다 느끼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골방에서 홀로 작업만 할 것 같은 예술가들을 한 꺼풀 벗겨 본다면 어떨까요. 실제론 사회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너와 우리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과 통찰이 그들의 특기인데요. 다만 각기 가진 재주가 글, 그림, 춤, 음악, 연기로 다를 뿐이죠. 자신의 작업을 통해 목소리를 내신 분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많고요. 더 나아가 사회 운동에 앞장서신 분들 역시 많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글

https://brunch.co.kr/@gamlim/18






세상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나와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나를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알게 되었다면요. 세상으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비로소 너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하게 됩니다. 내 앞가림만으로도 벅차 옆 사람이 보이지 않던 날과는 다를 테죠. 나와 네가 모인 우리, 우리가 모인 사회가 궁금해지고 알고 싶어 집니다.


동료의 붉은 눈시울에 더불어 싱숭생숭해지고, 쉽게 지나치던 뉴스 기사거리가 눈에 밟혀 방법을 찾아보게 되고요. 당연하게 받았던 엄마표 밥상에 나도 한 번쯤 대접하게 되고요. 이렇게 살아가면서 한 번쯤 타인에게 시선을 돌리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구나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너와 우리에 대한 관심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 되어버렸습니다. 내 여건이 되면 나중에 할래, 다른 사람 피해 안 주면서 살면 되는 거 아닌가,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 하겠지, 나 혼자서 돕는다는 게 무슨 소용이야라는 생각이 만연합니다. 제 생각이 그랬습니다.


어릴 때 학교에서 너와 우리, 사회를 돕고 사랑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왜 사랑해야 하는지도 들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교과서 저자가 집필한 시험 정답이었을 뿐이니 그럴 법도 합니다. 나와 관련 없는 일을 평생 기억하고 사람들이 몇 없이나 될까요. 해야 한다는 건 알아도 나와 관계없는 다수를 향한 이유 없는 관심을 쏟기란 쉽지 않죠. 그래서 우리 인생에 이웃 사랑이라는 것은 나중 일이 되었습니다. 


먼저는 내가 ‘왜’ 너와 우리를 향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이유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일화인데요. 생각해야 하는 우리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 같아 가져온 주제입니다. 개인주의가 가속화되어가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침을 가하는 듯합니다.



출처: 알쓸신잡





왜 너와 우리를 생각해야 하나요


전 세계 인구가 약 77억 명이라 합니다. 모두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과 형태를 띠고 있든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하는 것은 맞는 일입니다. 그러나 존중을 가장한 이기, 선입견을 바탕으로 한 관계의 단절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폭력이란 생각입니다. 이를 알고 행하는 경우, 무지로 행하는 경우 모두 나름의 문제가 있습니다. 목숨 걸고 사회 운동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나 혼자 행복한 삶, 우리 가족만 행복한 삶은 없기 때문이죠. 내가 지키고 싶어 하는 모든 인연들이 우리라는 틀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 사는데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는 모두 다르게 생각할 겁니다. 각기 가진 성향과 연륜, 종교, 철학에 따라서 생각하는 정도와 방향도 다를 테죠. 또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고요. 정답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해 폭이 좁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류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최저의 기준은 있다고 봅니다. 살인과 전쟁, 폭력을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것입니다.


소박하지만 제가 찾은 이유입니다. 우리 각자는 자기만의 이유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게 되는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림은 너와 우리가 속한 세상의 창입니다.



그림은 사회와 세상의 창입니다. 그림 한 장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묻어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인생과 가치관, 사회의 모습과 구조, 사람들의 삶의 모양새를 담고 있습니다. 도라에몽의 마법 주머니처럼요. 그래서 내 그림을 그리다 보면 다른 사람 그림도 궁금해지게 됩니다. 난 말고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그리는지, 왜 이런 주제로 그렸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다면 서로의 그림에 대해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즐거워집니다.


그림에 대한 관심이 나와 너, 세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틀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다만 내 생각의 한계를 깨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을 텐데요. 그림 그리기를 통해서 내가 아닌 너의 생각과 가치관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는 건 엄청난 변화입니다. 나만 바라보던 내가 사회와 세상의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삶을 살아가는데 더 큰 시야를 갖게 됩니다.


나와 우리와 세상에 대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림 그리는 사람들입니다. 남들이 쓱 지나치기 쉬운 부분들을 다양하게 보고, 새롭게 보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괴짜다, 특이하다 싶지만 이렇게 한 번 물고 늘어지는 남다른 집요함과 정신이 빚어낸 산물이 지금껏 우리 인류의 문화를 발전시켰습니다.


특별한 누군가만 그림 그릴 수 있고,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은 현대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그림이라는 세계를 통해서 더욱 넓은 지경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을 매개로 타인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경험은 인생에 있어서 한 번은 해봄직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처: 마이클 잭슨 유튜브 채널


think about the generations

And to say we want to make it a better place

World for our children and our children’s children.

So that they know it’s a better world for them

And think if they can make it a better place.


 Heal the world - Michael Jac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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