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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엄마 Oct 26. 2022

영희의 손을 뺀 이유

2019년 어느 날, 첫째 여덟 살

  첫째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선생님의 의도였는지 모르겠는데, 영희 옆에 우리 아이가 앉아서 노래를 불렀다. 그날 처음으로 나는 직접 영희가 우리 아이 머리띠 빼는 걸 목격했는데, 우리 딸은 무대 위라서 당황했을 법도 한데 별 거 아니라는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영희 손에서 본인의 머리띠를 빼서 다시 자기 머리에 쓰고는 다시 노래를 불렀다.



  다음 날 선생님이 귀여워서 동영상을 몇 번을 봤다면서 영희가 손을 잡아야 하는 부분에선 자꾸 빼고 영희가 손을 빼야 하는 부분에서는 우리 아이 손을 잡았다면서 우리 딸이 너무 대견하고 믿음직스럽다고 수첩에 적으셨다. 나는 그것까진 미처 몰랐는데 다시 동영상을 보고는 그랬던 게 사실이냐고 첫째에게 물어봤다.



첫째는 말했다.


그런데 손을 뺀 건 영희가 답답할까 봐 중간중간 내가 놓아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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