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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보크 Oct 05. 2024

별의 행간

별의 행간   

       

 별의 행간을 읽지 못한 죄로

 그 시간을 기억하며 천천히 걷는 자여

 돌이 되리니

 발길에 차이는 돌이 되리니     


 지금은 행간을 읽지 않는 자들의 시간

 딱딱 딱따구리 직직 직박구리     


 너와 나 사이에 거리가 없어

 나와 나 사이는 거리가 멀고

 나와 나 사이의 거리가 멀어

 너와 나 사이의 거리도 멀고


 나와 너 사이는 벽

 나와 나 사이의 벽

 낮과 밤 사이는 벽

 어제와 오늘 사이의 벽    

  

 속도에 취한 낮의 얼굴은

 돌아치는 밤의 얼굴을 모르고  

 몰라야 하고

 매듭을 푸는 유일한 해법은

 단칼에 자르기라지

 딱딱 딱따구리 직직 직박구리     


 밤의 맥락을 끊어버린 낮이

 어제의 맥락을 끊어버린 오늘이

 나는 너와 달라 나는 네가 아니지

 오른발이 왼발을 밟고 서서

 왼손이 오른뺨을 치지

 딱딱 딱따구리 직직 직박구리     


 너와 나 사이는 벽

 나와 나 사이의 벽

 말과 말 사이의 벽      

 행간을 모르는 둘러 갈 줄 모르는

 지금은 딱딱 딱따구리 직직 직박구리의 시간  

   

 저녁과 아침 사이

 파괴와 창조 사이

 너와 나 사이

 말과 말 사이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해 맥락을 더듬는 자여

 별의 행간을 기억하며 천천히 걷는 자여

 발길에 차여 온 그대여 복 있으라      


 별의 행간을 읽지 못하는 죄악이 모퉁이를 돌아

 휘몰아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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