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년
미치려거든 곱게 미쳐라
곱게 미칠 수 없어 가둬버린 너
엄마 저도 꽃 피워보고 싶어요
오오 세상에 너와 같은 꽃 있더냐
제발 얌전히 있거라
서른 넘어 마흔 고개에 이르러
나는 보았지
내 빛나는 흐느적거림과
알 길 없는 울분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사랑해야만 비로소 꽃 필 수 있거늘
아아 어머니
미치는 것이 어찌 고울까요
고운 것이 어찌 미칠까요
꽃 핀 순간만을 기억하고
꽃 핀 모양만을 흉내 내며
지지 않고 뿌리 묻지 않고
어찌 제 빛깔의 꽃을 피울 수 있나요
오늘은 내 안에 버렸던 것들을 불러
미안하다고 말하마 사랑한다고 말하마
세상의 손가락질이 두려워
너를 가둔 세월이여
피어라 꽃, 찬란한 자유여
너 이제 어둠 속 빛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