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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루 Sep 23. 2022

계절이 깊다



혼자인 시간이 많아져서 내게 오늘의 계절은 깊다

창문 없는 회사를 다닐 때와는 다르게 오늘의 날씨는 내게 깊게 다가온다.

겨울에서 봄으로 흐를 때 작고 소중한 꽃과 풀들이 어느샌가 나와 마주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텅 빈 흙 밭이 청량한 초록색으로 물드는 모습을 실감했다.

여름은 이렇게나 갑자기 습해지고 더워지구나.

여름이 내겐 제일 길다.

자기 멋대로인 날씨에 이젠 그러려니 한다.

겨울은 꽤나 춥기도 하지만

이번 겨울부터 나의 여행이 시작되어서 그런지

겨울이 지나가는 것을 체감하게 하는 온도에 씁쓸했다.

난 겨울이 좋다.

내겐 겨울이 늘 짧고 아쉬웠으니까.

가을은 아직 내게는 오지 않았다.

괜히 가을이 기다려져서 여름이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밖의 날씨를 너무 잊고 살았는지

계절이 생각보다 뚜렷해서 놀라기도 했다.

뉴스에서나 주변 사람들의 말로 계절을 전해 들었던 것 같다.

흘러가는 대로 통계적인 자료로 냉철히 계절을 나누었다면 지금은 몸소 느끼는 계절들이 내겐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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