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사 후 감정
내 안의 불안함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저 광활함 사이를 비집고 작은 싹을 텄는데
자꾸 관심을 주니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신도 이렇게 크게 자리 잡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유년 시절엔 어느 작은 마을 한 외곽에서 자리 잡다가 금방 시들었던 그때가 더 좋았던 거 같기도 하단다. 다른 주제로 자주 비치던 불안은 예전의 불안은 불안도 아니었다고 매번 같은 말을 한다. 주체적이어야만 하는 이곳에서 혼자만이 낯섦을 감내해야 해서 외롭다고 했다.
불안은 차라리 이 세상을 몰랐으면 했지만 그 무지가 더 무서운 것임을 알았다. 새로운 무언가엔 늘 불안이 따라왔다. 이렇게 커진 불안은 자신도 늘 처음이란다. 하지만 불안의 싹을 틔운 순간에 불만이 사라져서 다행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