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퇴사 후 감정
”긍정적인 사람 같아요 당신.“
악이 말하길
‘아마 악이란 내용으로 글을 내려갈 때 조금이라도 포장하려하는 저 대목부터 죄악이란다.’
측근들은 나를 1차원적으로 잘 웃는 사람, 재밌는 친구, 착하고 좋은 언니라고 칭한다. 이 평판이 제법 마음에 들어서 쓸 곳 없는 악과는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평범함을 거르는 순간 악은 어쩔 수 없이 찾아왔다며 동정 섞인 눈으로 날 바라봤다. 악이 보내던 동정은 왠지 싫지 않았다. 쓴소리를 해도 밉지 않은 친구 같았다고 해야하나. 무튼 악과 마주할 일은 내 평생 없을 거란 건 비틀린 말이었다.
어느 날 악은 ‘착하다’는 말에 좀처럼 싫증을 냈다. ‘너의 검은 속내를 알면 그런 말 못 할 텐데 너에 대해 뭘 안다고 판단하는 거지? 그저 자신 말곤 관심 없어서 논쟁을 꺼리고 사람들 말을 잘 들었을 뿐인데.‘
악은 이 모순 덩어리인 세상에서 자신을 이용하라는말을 줄곧 했고 나는 꿈과 이정표를 떠올리며 악스러운 계획을 세우고 만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게 내 주관을 멍청하게 들이밀 거야. 왜냐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만큼 엄청나게 중요한 사람이 될 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