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기루 Mar 12. 2023

백수의 계절은 사치스럽다

3. 퇴사 후 감정


일 다닐 때는 제법 잘 지내던 사치와 자연스레 멀어졌다. 무관심으로 일관해서 그런지 코빼기도 비추지 않다가 잠옷 한 벌을 살까 두 벌을 살까 며칠을 신중히 고민하는 나를 보고 진절머리가 난다고 했다.


사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추억을 곱씹었다. “감정적인 상태의 너에게 손을 건넨 건 나야. 명절이면 보너스를 주고 일상에 보상의 이유를 만들어줬잖아. 기억 안 나? 기쁘면 기쁘다고 우울하면 우울하다길래 옷과 신발을 사주고 머리를 하고 네일을 받으러 갔잖아. “


난 널 싫어하는 게 아니란다. 나의 지금은 너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지금은 꿈을 찾아 지키고 싶어.


너와 있으면 물론 행복해

근데 지금은 행복하면 안 돼.

편하면 안 돼.

감정적인 선택을 하면 안 돼!


나의 꿈을 지켰다는 확신이 들 때 다시 너를 찾아도 되겠니? 뜨겁게 이따금씩 보고 싶어서 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