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소명을 찾아가는 삶의 여정과 같다.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것이다.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알아가고 몸과 마음이 모두 그 목적을 향해 방향이 점차 틀어져서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한다.
소명에 헌신하는 삶은 어떤 자기 희생이라는 숭고한 정신이 깃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결과적인 이야기다.
그것은 자신은 되고 싶은 것이 따로 있고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억지로 어떤 시류에 떠밀려서, 혹은 타의나 외부 상황의 급작스런 변화로 떠맡게 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삶의 여정 속에서 결국 그것에 전념하는 삶을 수용하는 변화, 그리하야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훌훌 털고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이 오게된다.
그것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삶의 여정과 자기 자신을 넘어선 더 큰 것에 헌신하는 삶이 본질적으로 하나인 이유다. 결국 달을 가리키는 서로 다른 손가락일뿐. 언제나 진리는 한 곳을 향해 흐른다.
'무아'의 삶, 에고에게서 삶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와 깨어있고 의식적이며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 깨어있는 그 자리, 참나의 자리를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궁극의 목표다. 자기 자신을 찾고 헌신하는 것은 결국 그 궁극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전 단계 혹은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이건 구조적 차원의 이야기일뿐. 우리가 평소에 특정 대상을 수단화하는 마인드로 그것을 대하라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무엇이든, 그 순간에 머무를 땐 그것만이 유일한 목적인 것처럼 대해야 한다.
칸트도 그리 말했고, 수많은 영적 스승들이 그리 말했다.
순간 순간에 충실하고, 그 과정에서 맡게 되는 어떤 업무든, 만나게 되는 어떤 사람이든, 사용하게 될 어떤 도구든 진중한 마음으로 그 자체를 하나의 목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