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남 생각
현재에, 매 순간에 충실하다는 것은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
이에 관하여 나는 로버트 링엄의 <탈출하라>에서 나온 ‘우주에서 마지막 남은 초콜릿’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길 좋아한다.
지금 내 손에 마지막 초콜릿 한 조각이 있다. 이걸 먹는 순간 초콜릿이란 존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당신이라면 그 초콜릿을 어떻게 먹겠는가?
그 초콜릿을 먹는 기분으로 매 순간을 대하는 것이 바로 현재를 사는 것이다.
‘그것이 삶의 유일한 목적인 것처럼’이라는 표현도 좋아한다. 에크하르트 톨레가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서 한 말이다.
현재에 머물지 못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머릿속이 늘 과거나 미래에 가 있다는 것이 될 테다.
그러한 상태에 있는 사람 혹은 그런 상태 자체를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청개구리’ 혹은 ‘멀티태스킹이라는 착각’ ‘프로 계획러라는 착각’
청개구리는 뭐든 반대로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이다.
일 할 땐 퇴근 생각,
퇴근 후엔 출근 생각.
공부를 할 땐 청소가 하고 싶고,
청소를 할 땐 공부가 하고 싶다.
이것은 현재를 살지 못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유사어로는 멀티태스커, 프로 계획러가 있다.
밥 먹으면서 유튜브를 보거나
유튜브 보면서 밥을 먹거나
뭔가를 할 땐 항상 머릿속에 다음 일정이, 또 다음 일정 생각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효율적이고 계획적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이도 저도 아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사할 때 다른 것을 하면서 음식을 먹으면 영양 흡수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한다.
현재를 살라고 하면 그럼 미래는 생각지 말라는 거냐며 욜로와 똑같이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다.
욜로가 그저 땅바닥만 보고 걷는 것이라면, 현재에 충실한 태도는 목적지를 정해둔 채 잠시 그것은 잊고 전방을 주시하며 바른 자세로, 자신만의 페이스로 걷는 것이다.
욜로에는 방향성이 없지만, 현재를 사는 사람은 방향성이 있다. 그 방향의 끝에 놓인 목표를 현실로 실현시키는 방식이 매사에 충실함에 있는 것이다.
오늘을 훌륭하게 살아낸 사람이 내일도 훌륭하게 살아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본성은 나약하여 계속해서 수양하지 않으면 쉬이 현재에서 벗어나 미래와 과거를 넘나드는 오토 파일럿 모드에 접어들고 만다.
따라서 매일 아침 다짐하고 점심에도 다짐하고 저녁 먹고 다짐하고 자기 전까지도 다짐해야 한다.
그리고 매 순간 스스로에게 되묻도록 해야 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