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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Jun 12. 2023

癸卯년 戊午월 두 번째 기록

주간단남 6월 2주차

 기록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50분 가량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3.06.05 (월)


(..)

매일 아침 일어나 가장 먼저 침대 이불을 정리한다. 그러면서 침대에게 간밤에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그러고는 바깥의 하늘을 보며 오늘도 새롭게 또 하루가 주어진 것에 감사를 표한다. 이렇게 두 가지, 그리고 내가 여전히 경이로운 생명력을 건재하게 유지하고 있음에 감사를 표한다.

감사는 그 자체에 어떤 강력한 기운이 있다. 짜증을, 피곤함을, 불안과 초조를, 감사는 어느 정도 씻겨내려준다. 행복해서 웃기도 하지만, 웃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것처럼 감정이 그에 따른 태도와 행동, 나아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결국 자신이 평소에 어떤 감정을 주로 느끼고 싶은지 선택하면 세상은 그에 응할 뿐이라는 것이다.

(..)

그러나 감정이란, 그렇게 쉽고 단순하지만은 않다. 슬픔 속에 사랑이 있고 웃음 뒤에 연민이 있으며 사랑과 증오가 뒤섞일 때도 많다. 이런 복잡한 양상 속에서 칼로 무 자르듯 구별하기란 어렵겠지만 평소에 감정을 잘 관찰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본인의 감정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처와 통제가 가능하리라.




23.06.08 (목)


(..)

최근에 들었던 얘기가 떠오른다. 스스로 지키겠다고 한 목표를 지키지 않기로 타협할 때에도 도파민이 나온다는 것. 그것은 목표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내일부터...'를 되뇌며 포기해 버리는 쪽이 더 쉽고 즉각적인 결과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인 것이다. 어떤 걸 해야 건강한 방식으로 도파민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지, 어떤 걸 하기로 해놓고 하지 않을 때에도 그것이 분비가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다소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 하나의 충격은 우리 몸이 그것에 쉽게 중독된다는 것이었다. 그게 우리가 '작심삼일'하기 매우 쉬운 이유이다.

(..)

딴짓할 거 다 하고 잠도 잘 거 다 자거나 딴짓하다 늦게 자면서 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단 생각을 하며 조급함을 느끼는지 나로 대표되는 다수의 인간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

각 잡고 글을 쓰지 않은 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나는 언젠가 글을 쓰는 것으로도 일부 나의 업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으면서 요 몇 달간 글쓰기를 게을리하고 있다. 좋다, 이렇게 인지하는 것이면 일단 족하다. 그것에서부터 절로 대책은 나오게 된다. 

나는 내 우주에 화두를 던진 셈이다. 알아차림은 결국 화두를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촘촘하게 연결된 에너지장으로 이뤄진 이 우주에 하나의 변수를, 하나의 코드를 입력하는 일이다. 그것은 결국엔 뭔가를 만들어낸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처럼 말이다.




23.06.09 (금)


(..)

무엇이 나를 그 시간까지 깨어있게 만드는가 하는 질문은 때론 너무나도 답이 명확해서 무의미할 때가 있다. 그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자극들과 그런 상태가 겹치면 그런 습성이 약속이라도 한 듯 맞춰 나오는 것뿐이다. 달리 말하면 내가 내면을 유심히 살피지 못한 채 되는 대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단 뜻이 된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내면의 대청소가 주기적으로 필요한 상태에 여전히 놓여 있다는 것이다. 

매일을 알아차림이 일상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내면의 대청소가 필요 없어지는 날이 반드시 온다. 그런 일상을 사는 사람에게 내면을 특별히 더 집중해서 정화하는 작업은 마중물 역할을 한다. 

반면에, 일상에서 그런 노력을 게을리하거나 거의, 아니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겐 그런 내면의 정화는 생존을 위해 영혼이 갈망해 마지않는, 그의 숨통에 조여오던 압박을, 일상이라는 무게에 치이고 눌린, 그런 상태로부터 조금이나마 해방에 가깝도록 하는 유일한 시간이 된다.



23.06.11 (일)


(..)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이 과연 건강하고 건전한 욕구인가를 스스로 자문할 필요가 있다. 연료가 되어주면 그저 만사 오케이가 아니다. 부적절한 연료는 우리를 끝내 파멸로 이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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