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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Oct 23. 2023

癸卯년 壬戌월 세 번째 기록

[주간단남] 10월 3주차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3.10.16 (월)


(..)

자신이 가는 길에서 만나는 모든 고난과 시련은 그 길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시험 제도가 때로는 진입장벽을 높이기 위해 실제 업무 현장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듯한 지식과 시험 형태를 요구하듯이, 고난과 시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삶이 선사하는 것은 일종의 성장을 위한 과제 같은 것으로써, 훗날 돌아보면 그것이 내게 펼쳐진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것에 좌절하지 않고 넘어설 때라야 인간은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어떤 것을 추구함에 있어서 만나는 장벽들은 여기서 더 나아갈 것인지 멈출 것인지를 세상이 내게 물어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은 오직 몸과 마음이 하나로 일치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니 삶이 내게 원하는 것을 순순히 내어주지 않을 때마다 이렇게 생각하자: 내가 추구하는 길이 굉장히 가치가 있는 길이고, 그렇기에 삶이 나를 그에 걸맞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중이라고 말이다.

1:1로 헬스 PT를 받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존재가 나를 이끌 때, 그것에 온전히 믿음을 가지고 나를 내던질 때, 비록 매우 고통스럽더라도 혼자서 부딪힐 때보다 더 멀리, 더 빨리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삶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는 반드시 특정 누군가가 있어야만 멘토링이 가능한 게 아니다.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그중에서도 내게 쉬이 좌절감과 무력감을 선사하는 것들이 나의 참 스승이라는 점을 늘 유념하도록 하자.

(..)

술도, 커피도, 담배도, 각종 도파민 유발 물질 또는 그런 행위들도 다 우리 삶에 존재할 이유가 있는 것들이다. 다만 그것에 탐닉하지 않도록 동시에 깨어있어야만 한다. 분별심과 열린 마음을 동시에 지니는 모순의 상태야말로 진정한 알아차림의 상태 아닐까?




23.10.17 (화)


(..)

푹 잤다. 꿈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그리고 알람보다도 30분이나 일찍 눈이 떠졌다. 촉촉한 마케터님의 책을 읽는 중이다. 내가 막연하게나마 느껴왔던 소규모의 1인 창작자에게 맞는 퍼스널 브랜딩의 본질에 대해 잘 꿰뚫고 계신 것 같다. 본질은 알맹이다. 이유도 모르고 따라 하는, 이유를 알아도 놓인 상황이나 조건 등이 상이한, 그래서 적용은 어려운, 그런 기법 위주의 내용이 아니고. 

(..)

전문성보다도 중요한 건 끌림이라고 한다. 그것은 때로, 어쩌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비이성적, 무의식적 작용일 때가 많다. 그런 포인트를 '촉마'님은 가지고 있었다. 그 사람이 주는 정보보다도 그 사람 자체가 더 기억에 남을 때, 그 사람의 콘텐츠나 생산물 말고도 그 사람의 정보나 일상에 대해서까지 궁금증을 가지게 되는 바로 그 지점을. 

(..)

지금 내가 컨디션이 괜찮은 이유는 뭘까. 뭐 하나 콕 집어 말할 수는 업지만 예전의 날 피곤하게 하던 패턴들 중 일부를 원천 차단했거나 조기종료 시켰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욕구가 일기 시작할 초기에 그것을 잘 감지한 덕분이다. 그것에 휩싸여버리면 이미 늦은 것이다.

(..)

여기 블로그에도 명리학이나 타로를 기반으로 한 단상을 올려봐야겠다. 생각해 보니 브런치는 다음에만 주로 노출이 될 것 아닌가. 네이버에도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 




23.10.18 (수)


(..)

하루쯤은 걸러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 기존에 아주 익숙해져 버린 그 패턴이 또다시 올라오는 것을 감지했다. 나는 그 생각의 굴레를 벗어던지려고 애쓰는 대신 의식의 초점을 다시 맞춰서 그냥 앉아서 펜을 들고 노트를 펼쳤다. 그래, 얼마를 쓰는지 보다 중요한 건 쓰기를 멈추지 않는 일이라고, 책상 앞에 앉은 스스로를 대견하다 칭찬하면서 말이다.

잠깐의 장벽을 넘어 결국 프로세스가 시작되면 나머지는 딱히 내가 신경 쓸 것이 없다. 나는 그저 글자가 종이 위에 적혀 나가는 것을 그저 가만히 바라볼 뿐, 나머지는 내 펜과 연결된 의식의 흐름이 알아서 처리한다. 나는 이따금씩 쓰이는 그 생각의 생김새들을 바라보며 또 다른 생각을 더해 손의 움직임에 활기를 더하거나 그 생각을 전하는 껍질인 필체가 연습한 대로 나오고 있는지에 의식을 기울인다.

(..)

어제는 우연히 어떤 블로그에서 나와 민경의 책에 달린 감사한 후기를 발견했다. 젊은 독자로 추측이 되는 그분에게 작게나마 용기를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하고 뿌듯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말과 글로, 그 밖의 모든 표현 수단으로써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면 그 '작품'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한 것이다. 

설령 그러지 못했다고 해도 괜찮다. 모든 생명은 이 땅에 나는 순간 그 자체로 이미 가치가 있듯이 우리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모든 창작 행위의 결과물은 그 자체로, 우리가 숨결을 불어 넣은 그 순간 가치를 부여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세계관이 더욱더 확장되길 바란다. 사람들이 모두 '호시탐탐' 남을 행복하게 하고 감화시키고자 하는 기회만 엿보았으면 좋겠다.

(..)

시대가 바뀌면 옳음의 가치도 바뀐다지만 이것은 바른 방향으로의 전환은 아니다. 왜곡된 가치를 시대의 흐름이라 포장하지 않았으면 한다. 하늘이 푸르다. 저 맑은 하늘도 훼손되어서는 안 되듯 우리의 정신적인 기반이 되는 선의 가치 역시 바르게 지켜지길 바란다.


23.10.19 (목)


(..)

자고 일어난 빈속인데 뭔가 소화가 안 되는 더부룩한 느낌이 든다. 중완에 침을 놓을까 하다가 오늘은 오래간만에 합곡에 놓아본다. 합곡과 태충같이 피부층이 얇은 곳은 여전히 침을 놓기가 두려워 여전히 매우 천천히 놓는다. 

(..)

침뜸은 기혈의 순환을 돕는다. 침을 놓는 자리 주변으로 뭔가 기운이 맴도는 듯하다. 어쩌면 백혈구들이 외부 침입 물질(?)인 침을 보고 경계하며 몰려드는 것일지도. 배의 더부룩함은 여전하지만 기분 탓인지 더 편안한 상태가 된 것 같다. 

(..)

피아노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내가 지금 쫓기고 있다는 뜻이다. 연습을 잘 못해가고 있기 때문에 그러면 안 된다는 내 안의 '마땅함 필터'가 작동하여 나를 꾸짖는 것만 같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런 의무감에 시달리려고 그곳에 여전히, 어느덧 2년을 넘을 정도로 다니고 있는 게 아님을 되뇐다. 

이처럼 why는 중요하다. <프레임>의 저자 최인철 님은 이를 두고 상위 프레임이라고 부른다. how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그보다 낮은 하위 프레임이란다.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닌 선후의 문제다. 재료가 없으면 음식이 나올 수 없듯, why가 있어야 what도, how도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23.10.20 (금)


(..)

갑자기 그가 왜 꿈에 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부쩍 더 커 보이며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나의 세계와 그의 세계 사이에 생긴 간극이 점점 더 커졌다는 걸 뜻하리라. 그런데도 거의 잊고 살던 사람을, 비록 꿈이지만, 다시 만났다는 것은 다시 어딘가에서 개인적으로든, 비즈니스적으로든 만날 소지가 있음을 뜻할지도 모른다.

(..)

어느덧 한 장이 다시 기본 분량이 되어버렸다. 이번 주는 그래도 습관적으로, 편안하고 약간은 당연한 마음으로 모페를 써서인지, 출석 횟수가 높았던 것 같다. 분량도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다시 늘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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