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다 하는 남자는 대한민국에 저 밖에 없을걸요?

심신단련에 진심인 남자

by 청윤 단남

내 삶을 지배하는 독특한 키워드 하나를 꼽자면 '심신단련' 또는 '심신수양'이다.

나에게는 이를 위한 나만의 '모닝 리추얼'이 있으며, 식생활과 취미 활동마저도 몸과 마음의 수양에 도움이 되는 것을 즐겨 찾는다.


모닝 페이지, 명상, 필사, 냉온욕, 물구나무, 맨몸 운동, 감사일기, 국궁 그리고 채식까지.


내가 하는 것들을 단순 나열해보니 내가 봐도 제법 뭐가 많다. 모르긴 몰라도 이 모든 것을 똑같이 하고 있는 또래의 30대 청년은 대한민국을 다 뒤져봐도 나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의 이런 관심사를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또래 친구나, 어른들 할 것 없이 무슨 도 닦는 사람이냐고 묻는다. 하나 같이 차분하고 정적인 활동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명상과 같이 수행하시는 분들이나 할 법한 것들이 섞여 있으니 그런 반응들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순수하게 내가 좋으니까 하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도 아니다. 그저 관심 가는 것들을 하나씩 하다 보니 어느덧 뒤를 돌아봤을 때 수확철 벼의 낱알들처럼 이 모든 것들이 삶이라는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이제 보니 나는 '심신 단련'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앞으로 이에 관해서 생각날 때마다 썰(?)을 좀 풀어보려고 한다.









나의 심신 수련 데일리 루틴

:모닝 페이지, 명상, 운동, 냉온 교대 샤워, 필사, 감사일기



1. 모닝 페이지

Photo by Steven Houston on Unsplash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이부자리 정리를 하고 양치를 한다. 아침의 멍한 기운이 좀 가시고 나면 곧바로 '모닝 페이지'를 쓴다. 약 30분 동안 노트 3쪽 분량으로 머릿속에 드는 생각들을 마구 적어내려 나가는 것이다. 내면의 창조성 회복을 돕는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방법인 모닝 페이지는 일종의 글로 하는 명상이다. 모닝 페이지를 쓰는 시간만큼은 머릿속 생각에 휩쓸려버리는 대신 그것을 그대로 쏟아내면서 마음이 한결 차분해짐을 느낄 수 있다.



2. 명상


Photo by JD Mason on Unsplash


모닝 페이지를 쓰고 나서는 곧바로 아침 명상에 돌입한다. '담마 코리아'에서 주관하는 <위빳사나 명상> 10일 코스에서 배웠던 명상법으로 아침저녁으로 1시간씩 명상을 하고 있다. 가만히 반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감각들을 관찰하는 것이 전부다. 실제로 해보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모닝 페이지로 그렇게 머릿속을 비워놔도 금세 화수분처럼 가득 차버리는 생각들과 졸음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고 집중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졸음인지 몰입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초집중 상태에 접어들면서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3. 맨몸 운동

집 베란다에 설치한 운동 기구


명상까지 마치고 나면 이제 뻐근한 몸을 풀어줄 때다. 간 밤에 7~8시간을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일어나자마자 모닝 페이지와 명상으로 약 1시간 30분가량을 추가로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으니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월, 수, 금에는 주로 푸시업, 풀업, 스쿼트, 물구나무 푸시업, 레그 레이즈, 브리지 등의 6가지 동작을 2개씩 나눠서 실시한다. 월수금 운동의 목적은 근력과 관절 부위의 강화다.




4. 물구나무

물구나무를 하면 좋은 점 하나. 사진 찍을 때 할 수 있는 포즈가 하나 더 늘어난다.


반면에 화, 목에는 물구나무 균형 잡기를 연습한다. 물구나무 자체도 신체의 협응력이나 근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는 몸을 바르고 곧게 유지함에서 오는 집중력 향상을 위함이 더 크다. 두 발로 서 있을 때는 몸을 특별히 의식하지 않지만, 두 팔로 똑바로 서있기 위해서는 온 몸 구석구석의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므로 집중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5. 냉온 교대 샤워

Photo by Tim Wilson on Unsplash


운동을 마치고 나면 냉온 교대욕을 한다. 찬물은 운동으로 인해 근육에 생긴 염증 완화와 빠른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고, 따뜻한 물은 해당 부위에 혈류량을 늘려 근육이 회복 및 성장에 도움을 준다. 게다가 찬물과 더운물을 반복해서 노출시켜주면 신체의 혈액순환이 증진되어, 샤워를 마치고 나면 운동으로 탈진됐던 몸이라도 금세 에너지가 차서 아주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6. 필사

요즘 필사하는 책은 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는 영혼>


바쁘게 운동과 샤워까지 마쳐도 아직 오전이다. 이제 여유롭게 모닝커피를 한잔 하면서 좋아하는 책의 구절들을 20분 정도 필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자 책보다 종이책이 뭔가 책을 읽는 느낌이 나는 것처럼, 책이라는 것은 눈으로만 볼 때와 낭독을 하면서 읽을 때가 다르고, 손으로 직접 그 문장을 머리와 가슴에 새기면서 읽을 때는 더 깊이 있는 독서가 가능하다. 메모하듯 흘려 쓰는 것이 아니라 또박또박 정자로 천천히 단어 단어를 적어나가고 있으면 어느새 잡념은 사라지고 책과 나 사이에 펜과 종이, 만년필만이 남는다.



7. 감사일기


Photo by Gabrielle Henderson on Unsplash

하루를 마감하는 이브닝 리추얼은 아침에 비해 간소하다. 우선 아침에 했던 것처럼 명상을 1시간 한다. 그런 뒤에는 '감사일기'를 쓴다. 그날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할 거리를 최소 5가지 이상 찾아 적어보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닐 파스리차에 따르면 감사일기를 쓰면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더 건강해진다고 한다.







You are what you eat


경기도 파주시의 한 채식 식당에서 먹은 맛있고 든든한 한 상


심신 단련에 있어 음식과 맺는 건전한 관계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음식은 우리 몸을 이루는 구성성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건강한 신체를 위해서는 깨끗하고 건강에 좋은 재료를 넣어줘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도 깃든다. 올바른 음식은 건강한 육체와 함께 건강한 정신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식단은 채식이다.


실제로 정신 수양을 하는 많은 사람들, 요가를 수련하는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한다. 다른 존재의 생명을 앗아갈 수밖에 없는 육식은 정신을 탁하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나 역시 채식을 한 지 3년 가까이 되어간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채식을 하면 할수록 정신적으로 더욱 맑아지고 선한 기운이 내 안을 더 많이 채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취미, 국궁


연습용 30m 과녁을 향해 조준 중인 모습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아처>를 읽자마자 든 생각은 삶을 대하는 지혜를 명확하고 담백하게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특이하게도 활쏘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활쏘기에서 인생을 배웠다는 저자의 말 한마디는 하나의 화살처럼 날아와 '심신 단련 덕후'인 내 가슴의 정중앙에 꽂혔다.


실제로 무예로서의 활쏘기는 '궁도弓道'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심신 수련에 좋은 활동이었다. 이제 겨우 두 달 차 된 초보 궁사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기가 다소 낯부끄럽지만, 실제로 과녁 앞에 설 때마다 화살을 명중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서 기본자세가 흐트러지는 경험을 한다. 눈앞에 목표에 현혹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면 자연스럽게 명중은 부수물처럼 따라온다는 지도 사범님의 말씀 하나에도 삶을 대하는 지혜가 담겨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심신단련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갈 것 같은 나란 남자.

나의 심신 단련의 여정은 나를 어디까지 인도할 것인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꾸준히 기록해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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