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어릴 때는 개미를 정감 있게 바라본 적이 없었다.
개미 따위에 관심조차 없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거다.
개미라는 소설을 읽기 전까지 말이다.
개미를 읽은 건 학생때의 일인데, 추천 서적이었거나 신문에 소개되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 책이 그냥 집에 있었기 때문이다.
간혹 부모님께서 소설을 보시기 때문에 집에 있었던 모양이다.
집에는 1권만 있었는데, 1권을 다 읽고 나선 내 돈 주고 전권을 다 사서 읽었다.
개미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그 소설이 그렇게 유명한 소설일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읽고 보니, 신문에도 소개되고, 학교 친구들도 몇 명이 보고 있었고, 나중에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었다.
개미를 읽은 지 이십년이 넘었기에 줄거리는 조금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개미에 나오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백과사전(줄여서 상절백)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개미를 보기 전까지 그런 일상적이지 않은 표현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 말을 쓸 수 있다는 것조차 생각지 못했었다.
그런데, 상절백은 일상적인 단어의 나열도 일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 몇년 후 상절백도 출간되었다.
상절백은 그냥 서점의 서가에서 훑어보기는 했지만 사서 보지는 않았다.
다만, 그렇게 방대한 자료를 독특한 시선으로 정리했다는 것에 동경심을 갖게 되었다.
개미를 읽고, 상절백을 보고,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름은 뇌리에 아주 깊게 박혔다.
그렇다고 팬이 된 건 아니었다. 그의 책이 출간되자마자 사서 보는 일은 하지 않았으니...
아마, 소설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
음악이었다면, CD가 나오자마자 사고 그랬을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타나토노트와 나무를 더 읽어봤었는데, 볼 때마다 그 상상력에 정말 감탄했고, 그렇게 독특한 생각을 따라해보고 싶었다.
그를 향한 동경이 그렇게 커져만 갔다.
그리고 엊그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손석희의 뉴스룸에 출연했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봤는데 동경하던 작가이기에 채널 돌리기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 기억에 남는 건, 매일 아침 4시간씩 글을 쓰는데, 한번도 아이디어 부족으로 빈 페이지를 앞에 두고 절망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이었다.
이 무슨 금수저에 백금 도금하고 다이아몬드 박아 넣는 소리인가!
타고난 것일까?
그건 아니다.
16살 때부터 그렇게 해서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1일1글1그림을 하면서, 처음엔 안그랬는데 갈수록 머리를 쥐어 짜게 된다.
인터넷에 떠도는 엄청난 감성의 글과 뛰어난 감각의 그림을 보면서 괜한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엊그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터뷰에서 또 한번 좌절감을 살짝 느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16살 때부터 매일 4시간씩 글을 써왔다.
고작 하루에 아주 길어야 한시간 투자하고 겨우 180개의 그림을 그려 놓고서 좌괴감이니 좌절감이니 하는 단어를 늘어놓는 게 좀 우습다.
취미로 하고 있지만, 취미롭지 않게 하고 싶기에, 누구와의 비교보다는 어제와의 비교를 하고,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부러움은 그냥 참고 사항으로만 남겨야 겠다.
16살부터 4시간씩 매일 글을 썼다니, 정말 개미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가 성공한 것이 개미 같은 그의 꾸준함 때문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뉴스룸 인터뷰 : https://youtu.be/ami3ywXAwXo
#essay
인스타그램 구경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