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
더위에 두려움을 갖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가을 바람은 거짓말처럼 다가와 어깨를 스친다.
때가 되면 오는 가을 바람은 누구와 했는지 모를 그 약속을 정말 칼처럼 지킨다.
이 정도면 이해하겠지 하며 시간 약속에 무뎌지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가을 바람은 다음 약속을 지키려 금새 또 냉정하게 곁을 떠나겠지.
그동안 오래오래 그 칼같은 냉정함이 쌓여서 가을 바람의 끝은 그렇게도 코 끝을 차갑게 하나보다.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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