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받아들이기

앵그리 버드가 원래 게임인 것처럼 #129

by 갠드무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영어를 가르칩니다.
그게 아이에게는 나름 재미있나 봐요.
요즘 자기가 아는 단어를 말하는 놀이(?)에 푹 빠졌습니다.

우유를 주면 미역이라고 하고
귤을 주면 이건 오렌지냐고 묻고
라바를 보다가 문득, 바나나는 옐로우고 애플은 레드라고 들먹거려요.

그런데, 이따금씩 아이는 사물에 이름이 두개씩 (한글, 영어) 붙는 게 이상한가 봅니다.
사과는 왜 애플이냐고 하면, 뭐라고 답해야 할 지 참 난감하죠.
그나마 아이의 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아 다행(?)이에요.
잘 모르면 그냥 원래 그런건가보다 하고 받아들여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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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런건가보다 하고 받아들여서 그런지, 영어 단어와 단어를 연결시키면 아이는 아직 그 뜻을 이해하지는 못해요.
아이는 Bird가 새라는 걸 알고, Angry가 화난 거라는 걸 알아도, Angry bird는 화난 새가 아니라 게임일 뿐입니다.

아이의 세상에서 왜 영어가 필요한지는 이해하기 어렵겠죠.
카봇 마이스터를 왜 어른들은 포니라고 부르는 지 모르는 것 처럼요.
하지만, 몰라도 아이는 그냥 받아들입니다.

가끔, 영어 문제로 피곤할 때, 왜 같은 인간끼리 다른 언어를 쓰게 된 건지 원망스러울 때가 있어요.
이놈의 세상은 왜 이런 건지 원망스러울 때도 있죠.
그럴 때면 아이처럼 그냥 받아들여봐야 겠습니다.
물론, 알면서도 잘 안되긴 하지만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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