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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Jun 16. 2018

죽음의 수용소에서

책리뷰



제목 :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 빅터 플랭크  


이 책은 한번 읽어서 끝나는 내용이 아니다.  

두번 째 읽을 때, 더 많은 의미를 찾게 되고 세번 째 읽을 때, 또 다른 의미를 알게 된다.

읽을 수록 의미가 생성되는 책이라서 지금 쓰는 이 리뷰는 완전체라 할 수 없다.  


의학 박사인 빅터 플랭크는 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3년간 수용되었다.  

그는 수용소에서의 비참한 생활을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이 시련이 가득한 극한 환경에서 정신 상태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로고테라피’라는 정신요법을 창안했다.  

이 책은 수용소에서의 경험과 로고테라피가 어떤 것인지를 개괄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은 3개의 장으로 나뉘는데 처음 나올 당시에는 1장의 수용소에서의 내용만 있었다. 개정판에서 2장인 로고테라피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었다. 3차 개정판에서 3장인 로고테라피 중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더 추가되었다.  


책에 묘사된 수용소에서의 생활은 너무 충격적이다. 그건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생활을 넘어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수용소의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었고 번호가 부여된 물건일 뿐이었다. 수용소의 사람들은 죽음을 싫어했지만 옆 동료가 자살하는 것을 보고도 막지 않았다. 그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는 사치스러운 것이었던 것이다. 


수용소에서 빅터 플랭크 박사는 감정이 사라진 물건과 같은 상태의 인간이 어떻게 인간으로 살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거기서 인간이 인간으로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삶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로고테라피 이론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


이렇게 쓰면 추상적이고 도덕책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든 인간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선택이 있어야 극한 환경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생각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마도 살아가면서 계속 스스로 묻고 약간의 답을 찾고 또 스스로 묻고 약간의 답을 찾는 게 반복 될 것 같다.


삶의 의미가 이것이다 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더라도, 미래에 이루어야 할 목표를 만드는 것으로 구체화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런 목표가 있다면 살아가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미래의 목표라고 하면 자기개발서에 나오는 흔한 이야기 같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미래의 목표는 자기개발서에 나오는 목표와는 느낌이 좀 다르다.)


인상 깊었던 내용은, 장애인 아들과 함께 자살을 하려고 했던 어머니의 사례다. 그 어머니에게 자신의 임종을 앞두고 삶을 뒤돌아보는 상상을 해보라고 빅터 플랭크 박사가 말한다. 자살을 하려던 어머니는 자신이 장애인 아들을 최고는 아니지만 잘 돌봐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내었다는 상상을 한다. 그 후 그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또, 기억에 남는 내용은 삶에 질문을 하지 말고 삶으로 부터 질문을 받으라는 구절이다. 이 구절이 무슨 말인지 처음 읽을 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두어번 읽어보니 아마도 이런 내용인 것 같다.  


삶에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자신의 이상향을 쫓아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이상을 쫓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을 쫓는 건 쉽지 않을 뿐더러 효과적이지도 않다.  


삶으로 부터 질문을 받으라는 건 지금 현실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직시하라는 말이다. 즉, 현실을 기반으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현실적인 자신의 어려움을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내가 정확히 이해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몇번 더 읽으면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 부분에서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의미가 생성되는 책이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니체의 말을 인용하는데, 자신이 시련에 휩싸여 있다면 한번 쯤 곱씹어 볼 말이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한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구절이 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하까마까에서 리뷰했어요.

http://m.podty.me/cast/181862/10156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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