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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Jul 06. 2018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책 리뷰



제목 :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저자 : 강상중


이 책은 불확실한 시대에 어떤 자세로 일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구직을 위해 힘쓰는 많은 사람들이나, 일을 하면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어떤 책인지 문답식으로 풀어가보자.


책은 잘 읽었나?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다. 술술 잘 읽히는 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느낌은 무엇인가?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좋은 일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네"이다.

더불어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이것 저것 붙여 놔서 아쉽다.


책의 내용이 좋은가?

대단히 좋다. 살면서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바람직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런 질문은 답정너이다.  


책의 컨셉이 좋은가?

좋지 않다. 컨셉은 한 단어로 표현될 수 있게 명확해야 하는데, 이 책은 좋게 보일 내용들을 이것 저것 붙여 놔서 명확하지 않다.  


책을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표현하기 힘들다. 앞서 말한 것처럼 컨셉이 명확하지 않다. 굳이 한가지 내용을 꼽자면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 정도.


그럼 "인문학을 공부해라"가 컨셉 아닌가?

그걸 컨셉이라 볼 수 있을까? 한 번 읽어보면 왜 컨셉이 명확하지 않다고 하는 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건 좋은 것이다. 그런데, 책에선 좋은 말들을 너무 많이 갖다 놨다. 좋은 말이 너무 많으니 일관성이나 방향성이 떨어진다. 일례로 책 말미에 네트워크에 대한 말이 나오는데, 좋은 내용인 건 맞지만, 갑자기 튀어나와 전체 흐름이 이상해진다. 그런 면에서 컨셉이 명확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할까?

읽기를 권한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좋은 내용이 많다. 다만, 다 읽고 나서 머리에 남는 건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라는 뻔한 결론일 것이다.  


책이 한단어로 표현되지 않더라도 약간의 스포일러를 해준다면?  

이 책에서는 일과 관련하여 세가지 자세를 말한다.

    1. 일의 의미를 생각할 것

    2. 다양한 시점을 가질 것

    3. 인문학 공부를 할 것


책에서는 세가지로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앞의 두가지인 일의 의미와 다앙한 시점을 갖기 위해서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이 나온다.

그러니까, 일은 어디까지나 인문학의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쓰이는 소재일 뿐, 닥치고 인문학을 공부하라는 게 저자의 뜻이다.  


일의 의미를 생각하라는 건 무슨 뜻인가?

일의 의미는 개개인마다 각자 다 다를 것이다. 그 의미를 탐색하는 데 인문학이 도움이 된다고 책에 나온다.  


책에 언급된 보편적인 일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일은 내 삶의 방식을 만든다. 또, 일은 나다움의 표현이다. 그리고 일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다.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 일이라고?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라는 말이 조금 흥미롭다. 일이 없으면 잉여인간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사실 까놓고 이야기해서, 직장이 있다고 잉여인간 아닌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저자는 일이 없으면 괴로운 이유를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에 빗대어 설명한다. 개인은 사회의 일원다. 그리고 일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다. 그런데 일이 없으면 입장권이 없으므로 사회로 들아갈 수 없다. 그러면 사회에서 쓸모 없다는 시선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일이 없으면 괴로운 것이다.


그럼, 쓸모 없다고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면 일이 없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런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 자신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일이 없으면 돈이 안생겨서 괴로운 것 아닌가?

내 생각에도, 타인의 시선도 문제이긴 하지만, 일이 없으면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에 괴로운 것 아닐까 싶다. 이 책 전체적으로 일과 수입의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저자는 부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는 사람인 모양이다. 아니면, 일본은 사회 보장 제도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일 없어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의 사회 보장 제도가 그렇게 좋은가?

나도 모른다. 책에 돈 이야기가 안나오길래 그냥 추정해본 것이다. 아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시길 바란다.  

이야기가 너무 옆으로 샌다. 책 내용에 대한 질문 좀 해라.


알았다. 그럼, 다양한 시점을 가지라는 건 무슨 말인가?

불확실한 시대이므로 한가지 일에 몰빵하지 말라는 말이다. 여러가지 시점을 가지고 일을 바라보면 일이 객관적으로 보이고 본질을 알 수 있다. 다차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다른 기회가 보인다. 리스크 헤지가 된다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다양한 시점을 갖게 되는가?

인문학 공부를 하면 된다.  


아까 일의 의미를 찾을 때도 인문학 이야기를 했는데 왜 또 하는가?

이 책은 처음에 말한 것 처럼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이라는 소재를 쓴 책이다. 인문학이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닥치고 인문학이 정답이라고 받아들여라. 그게 저자의 뜻이다.


책에서 요즘은 불확실한 시대라고 했다. 책이 아니어도 불확실한 시대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불확실한 시대인 걸까?

너무나도 자유로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세상은 좋은 것 아닌가?

글쎄, 자유가 넘치니 뭐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긴 하다. 이게 좋은 것 같은데, 좋지 않은 이유는 선택의 모든 책임이 개인에게 지워지기 때문이다. 잘되도 개인 탓이고 못되도 개인 탓이다. 시스템이 별로인데 이걸 탓하기 어려워진다.  


일정 수준의 틀이 있던 과거에는 그 틀에 맞춰 살아가면 결과는 확실했다. 불확실한 것이 없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자유가 넘치는 지금은 개인이 하는 만큼 결과가 돌아온다. 당연히 한가지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여러가지를 잘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개인의 능력이 강조되기 시작하고,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 세상이 된다. 그런데 이것과 저것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그건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확실한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불확실한 것만 늘어난다.   


거기에 더해, 여러가지를 해야 하는데, 그것들이 개인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런 의문은 내면의 가치를 어지럽게 하여 사람을 자연스럽지 못한 상태로 만든다.  


내면의 가치를 찾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쉬우면 이런 책이 나올 필요가 없다. 내면의 가치를 찾기 어려우니 인문 지식이 필요하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다만, 책에서는 인문 지식을 갖추는 것이 왜 내면의 가치를 찾는 것에 도움이 되는 지 명쾌하기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그냥 경험적으로 인문학적 소양이 쌓이면 내면의 가치에 다가가게 된다는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 책 많이 읽으면 생각이 넓어진다는 식의 결론이다.  


인문학을 익히면 뭐가 좋아지는가?

책에서 인문 지식의 강점은 직감적으로 구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있다고 나온다. 이걸 구상력이라고 하는데, 큰 그림을 본다는 의미인 것 같다.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면, 거기에 맞춰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 수 있고, 흔들리지 않고 덜 불안한 상태로, 다시 말해 내면의 안정을 찾고 다음 단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인문학 뿐인가?

큰 틀에서 보면 인문학을 하면 된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조금 구체적으로는 날 것과 말린 것을 의식적으로 연결해보는 시도를 해보라고 한다. 날 것이라는 건 지금 바로 접하는 현상들이고, 말린 것은 인문학을 말한다.  


인문학, 인문학 하는데, 정확히 인문학이 뭔가?

인문학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나도 참 궁금하다. 너무 범위가 넓다. 굳이 꼽자면 오랜 시간 읽히는 고전을 인문학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니까, 공부해야 할 대상은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다.


책을 보라고?

그렇다. 그냥 책 말고 고전. 거기에 더해 역사 속 리더도 공부해야 할 대상이다. 저자는 대표적인 고전을 몇개 소개해줬다. 그리고 역사 속 리더들도 소개하고 있다.  


어떤 책을 소개했는가?

대표적인 것으로 다섯권 소개했다. 빅터 프랭클의 <삶의 물음에 예라고 대답하라>,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여기에 <로빈슨 크루소>를 소개하는 중간에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도 소개했다.  


저기서 봤던 책이 있는가?

부끄럽지만 없다. 그리고 다 읽을 자신도 없다. 저자가 소개했다고 꼭 봐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보고 싶은 책이 있는지?

빅터 프랭클의 책을 이전에 리뷰했기 때문에 <삶의 물음에 예라고 대답하라>를 보고 싶다. 하지만, 국내에선 절판되었다. 중고 서적은 엄청 비싸다. 가격을 보니 이 책이 정말 읽을 만한 모양이다.

또, 피터드러커의 책과 칼 폴라니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


역사 속 리더도 소개했다고 했는데?

미국의 국부인 벤저민 프랭클린, 일본 정치인인 이시바시 단잔, 기업인으로 혼다 소이치로, 스티브 잡스를 소개했다. 그리고 짧게나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그 역사 속 리더에게서 배울 점이 뭘까?

우선, 저자가 한국계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라 그런지, 이시바시 단잔에 대해 많이 강조했다. 진정한 의미에서 빼어난 인문 지식을 지닌 인물이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보여준 선인이라고 한다. 이시바시 단잔의 장점은 흐름을 꿰뚫는 구상력이다. 그리고 그가 구상력을 갖게 된 건 독학으로 공부한 인문학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도 구상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거기에 비전도 갖추고 있었다. 그 배경에는 역시 인문학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세상 사람들과 마음이 통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룬 이노베이션의 바탕에 인문학이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역사 속 리더에게서 배울 점은 인문학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인문학?

내가 처음부터 말했지 않은가. 인문학 공부하라는 책이라고.

 


팟캐스트 하까마까에서 리뷰했어요.

http://m.podty.me/cast/181862/1022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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