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N

On Seeing and Hearing

보는 것과 듣는 것에 대하여

by 김민수


우리는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삶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때로는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장면을 마주해야 하고,

듣고 싶지 않았던 소리를 들어야 할 때가 찾아온다.


그럴 때 사람은 흔들린다.

고개를 돌리고 싶고,

귀를 막고 싶다.

외면하고 싶은 것이다.


눈을 감으면 순간적인 고요는 찾아오지만,

그 고요는 얕은 평안일 뿐이다.

귀를 닫으면 불편한 진실로부터 잠시 멀어질 수는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평화에는 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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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성숙은 결핍과 불편 속에서 자라난다.

회피가 아니라 직면할 때,

두려움 속에서도 현실을 직시하는 이들만이

깊은 삶의 성숙을 이룰 수 있다.


삶의 깊이는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것을 감당해냈느냐에서 드러난다.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보고,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그 모든 것을 품고도 여전히 누군가를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아픔 앞에서 진짜 위로의 언어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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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며,

불편하고 불안하지만,

등불을 들고 나의 길을 걸어감으로,

누군가에게 조용한 등불이 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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